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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시장…전세난 대안으로 기대감 고조

DTI완화 연장 기대↑, 경매 호황기

김관식 기자 기자  2011.02.17 09: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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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경매시장의 주요 경매지표가 상승세를 보이는 등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매매시장 위축에서부터 발생한 전세대란 등 불확실한 주택시장 분위기와는 다른 양상이다. 더욱이 현 정권 들어선지 3년이 지난 현재 위축된 주택 거래 시장 여파로 매매가는 하락한 반면 전셋값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와 국내외 경기 침체, 2009년 9월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 강화까지 맞물리면서 수요자들의 기대심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수요자들은 투자처나 내집마련을 일반 주택매매시장이 아닌 경매시장으로 갈아타기 시작한 것이다.

   
전세난 등의 여파로 인해 최근 경매 주요지표가 상승세로 접어들고 있다. 사진은 법원 경매 입찰 진행 현장.
실제로 최근 경매시장 분위기는 지난 2009년 DTI규제 강화 이 후 하락했던 주요 경매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오는 3월말 일몰되는 DTI완화 정책이 연장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경매시장 회복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 이정민 팀장은 “올해 들어 수도권 아파트 주요 경매지표가 1월에 이어 2월에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세난 여파로 중소형아파트에도 여전히 입찰자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아파트 낙찰가율 80%선 유지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DTI규제 강화 이후 하락했던 주요 경매지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 지역의 낙찰가율이 지난해 기록했던 70%에서 80%대로 오른 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수도권은 지난 2009년 말 DTI규제가 시행된 이후 지난해 8월 75.9%까지 하락한 낙찰가율이 2월15일 현재 83.4%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입찰경쟁률도 현재 7.3명으로 최저 입찰경쟁률을 기록했던 지난해 4월(4.5명)보다 증가했다.

또 △서울(83.7%) △경기(83.5%) △인천(81.0%) 등도 지난해 70%대에 머물던 낙찰가율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이하 주상복합 포함) 평균응찰자는 1월 7.2명에 이어 2월 7.3명으로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8월 7.8명을 기록한 이후 1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회 유찰아파트, 직전 유찰가 넘겼다

2회 유찰된 수도권아파트 10건 중 4.5건 가량이 직전 유찰가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태인에서 이달(2월1일~15일까지) 낙찰된 수도권 2회 유찰아파트 76건을 분석한 결과 이중 34건인 44.75%가 직전 유찰가를 넘겼다. 지난 11월(31.78%) 이후 3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으로 지난해 8월(15.63%)저점 대비 무려 3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전세난 여파로 2회 유찰된 중소형아파트(전용 85㎡이하)는 응찰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22건 중 15건인 약 68.18%가 직전 유찰가 보다 높은 금액에 낙찰됐다. 2회 유찰된 중대형아파트(전용 85㎡초과) 54건 중 19건인 35.19% 보다 약 2배 높은 수준이다.

실제 지난 7일 북부지법에서 열린 경매에서 2회 유찰된 서울 노원구 월계동 초안아파트 전용 39.6㎡의 경우, 17명이 몰리면서 감정가(1억6000만원)의 97.36%인 1억5577만원에 낙찰됐다. 직전 유찰가인 감정가 80%(1억2800만원)보다 2777만원이나 높은 금액이다.

부동산태인 관계자는 “통상 2회 유찰물건의 경우 직전 유찰가를 넘기지 않는 수준에서 낙찰되지만,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거나 호황일 경우 이런 일이 흔히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매매시장 기대감 여전히 높지 않아”

DTI규제 강화 이후 경매시장이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반 매매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대세 상승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반시장의 경우 DTI규제 완화를 발표한 이후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수요자들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는 여전히 높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건수는 4만5345건으로 전월대비 28% 감소했다. 2010년 말에 저렴한 매물 위주로 거래 진행된 후 가격이 오르자 다시 저렴한 매물 위주로만 수요가 몰리는 등 보수적인 거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매시장에서도 고가 경매물건의 낙찰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물건을 낙찰 받으면 일반시장에서 소화를 시켜 차액을 남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지금 시장 분위기는 저렴한 매물에만 관심이 높은 분위기를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수도권아파트 총 물건 수는 2555건으로 낙찰건수 777건을 기록했다. 이 중 고가물건은 낙찰건수는 40건에 그쳤다. 이는 DTI규제 시행 전인 2009년 8월 153건, 9월 223건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한 경매 전문가는 “지난 1월 아파트 거래량이 다시 떨어지면서 최근 고가물건 낙찰건수도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물론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늘고 있지만 기대심리는 여전히 높지 않는 점 등 부동산 시장의 대세 상승을 판단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