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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B2B시장 안정대책 없이 물가 잡겠다고?

조민경 기자 기자  2011.02.16 1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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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14일 밸런타인데이를 기해 커피전문점 탐앤탐스가 원두 가격상승 등을 이유로 일부 커피가격을 10% 정도 인상했다.

16일에는 서울우유가 오는 3월부터 커피전문점 및 베이커리 업체에 납품하는 우유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우유는 이미 자사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SPC그룹과 CJ푸드빌, 스타벅스 등에 가격을 50% 정도 인상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우유와 생크림, 휘핑크림 등 우유 부산물을 공급받고 있는 커피전문점과 베이커리 업체들의 제품 가격 인상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스타벅스 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서울우유로부터 우유가격 인상을 요청받았다”며 “원가 부담 압박을 받고 있지만 이로 인한 커피 가격인상은 시급하게 결정될 사항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커피 가격인상은 현재 거론되고 있지 않지만 스타벅스는 일부 제품에 우유 대신 두유로 대체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파리바게뜨 역시 우유 공급가격 인상으로 원재료 부담이 가중됐으나 가격인상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 이 외에도 엔제리너스커피, 할리스커피 등 커피전문점도 현재 원가압박을 당분간 내부적으로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 업체들이 가중되는 원가부담을 언제까지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업체들이 원가부담을 견디고 있지만 언제 가격을 인상할지 모른다”며 “몇몇 업체가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기 시작하면 업계 전체에 도미노 식으로 가격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계의 소비자 가격 인상은 원가 부담과 구제역으로 인한 우유 등 생산량 감소에 처한 현재 상황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물가안정을 위해 가격불안 품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나 얼마나 가격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소비자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격을 안정화 시키는 것도 좋지만 우유 등 원재료 제조업체(판매업체)가 가공업체에 공급(납품)하는 가격이 안정돼야 본질적인 물가 안정이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소비자 물가 안정을 목적으로 소비자 가격 안정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제조업체가 가공업체
   
에 공급하는 납품가격, 즉 B2B 시장 안정화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앞에서는 물가를 잡고 있지만 뒤에서는 원재료 가격을 올려버리는 기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 같은 물가 안정은 일시적인 대책일 뿐 소비자들의 눈을 피해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꼴이다. 실효성 있는 물가 안정 대책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보다는 소비자를 위한, 근본적인 조사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