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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시장, 딱 1년의 영광이었나?

[심층진단] 입장 바뀐 이머징과 선진국 “이탈자금 선진국에 유입”

류현중 기자 기자  2011.02.15 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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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선진국과 ‘이머징’ 처지가 확 뒤바뀌었다. 올해 들어 이머징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반면 선진국은 강세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짭짤한 성과를 올렸던 동남아 주식시장의 선조정을 기점으로 한국, 대만 등 여타 아시아 국가 주식시장이 뒤이어 약세 시현하고 있다. 2011년 이머징 시장을 짚어봤다.

이머징 국가의 물가압력 우려는 외국인 자금을 대거 이탈시켰다. 이머징 통화는 절하된 상태다. 그 동안 수출 경쟁력 저하 및 외국인 자금 유입 등 이유로 통화 절하가 절실했던 이머징 경제지만 애석하게도 시기가 부적절 했다.

특히 ‘식품대란’ 즉, 농산물 가격 급등 현상에 따른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지속은 농산물비중이 큰 이머징 국가 구조상 통화절하를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곡물가격은 미국 농무부의 재고 감소 전망과 중국의 가뭄, 호주의 태풍피해 등으로 가파른 상승 추세를 보이는 중이다.

◆외인 이탈 요인 ‘식품대란’

수출경쟁력 개선도 현시점에선 영 달갑지 않다. 증시전문가들은 “내수주도 경제회복 시점에서 통화 절하를 통한 수출경쟁력 개선보다 통화 절하로 인한 내수경기 위축이 이머징 경제에 더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최근 이머징 시장의 브릭스 'BRICs(브라질ㆍ러시아ㆍ중국ㆍ인도)'국가 국내총생산량(GDP)성장이 2009년 대비 순수출보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부문이 크게 기여하고 있는 점도 추가적인 부담요인이다.

이집트 사태 마무리도 하필 선진국 경기회복 기대와 맞물렸다. 이 연구원은 “이집트 사태가 미국 등 선진국 경기회복 기대감이 강한 시점에 종결됐다”며 “달러 강세가 이머징 통화 추가 절상에 대한 기대감을 약
   
이머징 국가들의 경우 소비자물가 중 식품가격 비중이 높아 애그플레이션 압력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조다. 자료는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화시키게 된 셈”이라고 말한다.

하이투자증권 이승준 연구원은 “이머징 경제의 입장에서는 통화절하가 외국인 자금이탈을 가중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가와 경기 측면에서도 부담스러운 시기다”고 요약했다.

과거 이머징 통화의 지속적인 절상이 외국인 이머징 증시로의 유입 유인이었다면 이제는 높아진 통화가치 수준이 차익실현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브릭스, 인플레 차단법 없어

브릭스 국가 중 중국의 경우 춘절 전후로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주식시장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었다.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농업주와 춘절 소비호조로 소비재주 강세를 보이며 주간단위로 상승했다. 브라질도 은행대출 증가율 둔화 등 긴축 우려가 완화되면서 주간 단위로 올랐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리스크 지속이라는 부담감은 여전히 주가 상승폭을 제한시키고 있다.

인도와 러시아 증시를 살펴보면 이머징 긴축 강화에 의한 원자재 수요 위축 우려로 관련 업종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인도 주가 경우 관련 기업실적의 악화 우려로 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러시아 주가 역시 2주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전반적인 브릭스 증시 약세를 주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인 의존도가 높은 한국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1월 국내물가상승률은 전년대비 4.1% 반등해 긴축 부담이 커졌다. 1월 소비자물가 경우 주간 식품가격 등의 확대 추세가 지속되면서 일부에선 전년동월 5.4%로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대두되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기대 인플레이션 차단 △수요 인플레이션 압력 주시 △기준금리 정상화 필요성 등을 언급해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췄으나 여전히 리스크 해소를 위한 뚜렷한 대안은 없는 상태다.

특히 KB투자증권 김수영 연구원은 긴축 북한발 리스크를 지목 “(국내) 긴축우려와 함께 정치적인 안정성에 대한 매력을 훼손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머징 국가와 달리 미국 증시는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강세를 띄고 있다. 최근 이집트 사태 해소와 더불어 미국 실업률 하락, 소비자신용 증가 등이 호재로 작용해 달러 강세를 견인한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물가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이머징 시장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단기적일 것으로 보고 경기회복 기대감이 유효한 선진국 글로벌 자금에 유입될 공산이 크다고 예측한다.

미래에셋증권 한신 연구원은 “최근 이머징 국가들의 경기 모멘텀 위축 우려와 미국 등 선진국 경기회복 기대감이 맞물리며 이머징에서 선진국으로 자금 재유입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당분간 선진국과 이머징 증시간 차별화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