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하나은행 中 법인, 미숙한 ‘꽌시’ 논란

본국에선 영업 확대 혈안, 일선에서는 보급품 누락?

임혜현 기자 기자  2011.02.14 19:30:51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하나은행이 해외 시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유서깊은 시중은행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굵직한 M&A에 여러 번 베팅해 왔으며,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미 여러 곳에 영업망을 깐 선발은행들과 달리, 하나은행은 중국이나 베트남 등 우리와 시장구조가 다소 다르고 당국의 입김으로 인해 영업확장이 쉽지 않은 곳도 마다하지 않는 도전 정신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더욱이 현지인들과의 정서적 유대를 통해 문화 연구(예를 들어 베트남과의 교류를 위해 다문화가정 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모색 중) 등에 나서는 점도 호평을 받고 있다.

중국의 경우에는 여러 은행들이 시장의 광대함으로 인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와중에 중국 현지법인(한아은행으로 함. 다만 ‘아’를 간체자로 표시) 형태로 진출,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길림은행과 협력망을 이미 오래 전 열었고, 근자에는 중국 내 수위권을 차지하는 거대금융기관인 초상은행(招商銀行)을 재무적 투자자(FI)로 포섭하려 하는 등 열기를 더해 나가고 있다.

이렇게 고급 금융노하우가 상대적으로 정교성이 떨어지는 중국 금융권으로 유출될 위기마저 안은 협력을 하나은행뿐만 아니라 김승유 회장 이하 하나금융그룹 전반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영업 개척이 쉽지 않다는 고충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나은행 중국현지법인이 제공한 사은품이 엉뚱하게도 모 부동산 업체 사은품으로 둔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일부 일선 현지근무 직원들은 본국의 이 같은 분골쇄신 사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진출기구인 중국 한아은행(현지법인)은 VIP고객 선물 명목으로 고급 사은품 등을 마련했는데, 일부 영업 목적을 띤 쪽으로 이 물량 중 일부가 교부됐던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하나은행 중국 법인이 특정 부동산 업체에 고객 사은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했는데 엉뚱하게도 이 부동산 업체는 자사의 홍보를 위해 하나은행의 사은품을 이용했다는 것이 사건의 핵심이다.

즉 중국 현지에서 부동산 컨설팅 등 사적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자들에게 이 같은 사은품이 증여됐다는 것.

중국은 모든 공사 관계에서 ‘꽌시关系(관계)’를 상당히 중요시한다. 하지만 아무리 해당 인사와 업체가 무시하기 어려운 인물이라 해도 자사의 사은품이 타사의 홍보용 사은품으로 둔갑되는 것은 일반적 상식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 금액의 많고 적음을 논하기 전에 기본적인 업무 결손이 향후 얼마나 큰 문제로 되돌아 올 지 알 수 없다.

결국 본사는 자금 마련을 위해 해외 금융기관에서 재무적 투자마저 받는 상황에서 푼돈이라도 아껴 써야한다는 직원들의 철저한 애사심이  절실한 대목이다.

본국 사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일부 현지 직원들의 이 같은 행보는 하나은행, 더 나아가 하나금융의 영업 전략이 갖는 진정성 결여까지도 받아들여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