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최종 후보 결정이 가까워 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력 주자로 꼽히는 이팔성 현 회장이 부각되고 있다.
이 회장과 김우석 후보(전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은상 후보(삼정KPMG 부회장) 등이 경합하는 가운데, 이 후보가 최종 후보로 결정되면 2001년 우리금융 출범 이후 첫 연임 사례가 나오게 되기 때문이다.
◆ 금융위기 극복 공신, 글쎄 아직은...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은 증권사 사장, 서울시향 대표 등을 지낸 뒤 지주회장으로 입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
무기한 연기되기는 했으나, 지난해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 국면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면서 ‘독자 민영화’ 기치를 내건 점도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거래기업 등으로부터 10조원이 넘는 투자금 유치 약속을 받아내는 등 민영화 작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내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능력을 입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예금보험공사 체결한 MOU를 이행하지 못했다는 점은 큰 부담으로 이 회장에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지난해 ROA는 0.4%, 0.51%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이행 가이드라인인 0.5% 이상과 0.6% 이상에 조금 미달했다는 평가다.
이렇게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물이 나온 것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실패 등 돌발 변수가 없지 않은 점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PF 건에 대한 관리 능력 실패는 더욱이 현재 추진되는 우리금융 민영화 및 금융시장 재편 논의(당국 구상)에 겹쳐볼 때 상당히 실망스런 대목이라는 풀이가 제기된다.
현재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구상 등을 보면, 투자은행(IB) 탄생 가능성을 통한 국내 금융 업그레이드 및 산업체의 국제 규모 공사 수주에서 PF 지원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현재 우리금융으로서는 이 같은 PF 논의에 일정한 발언권을 행사할 계제가 아니고, 실제로 싱가포르와 터키 등 원전 추가 수주 지원을 위한 PF단 구성에서 국내금융기관 중에는 무역보험공사 외에 산업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삼성화재 총 5개사가 정부와 협력할 예정이다.
◆ IB 관련 문제 때문에 족쇄?
이 회장은 공교롭게도 IB 관련 금융전문가로 명성이 높다. 한빛증권(우리투자증권의 전신. 후에 한빛증권은 LG투자증권과 합쳐져 우리투자증권이 됐다)을 IB 관련 역량 강화로 작지만 강한 회사로 성장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후 우리금융그룹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우리금융지주 및 여타 은행들과 우리투자증권이 분리 매각된다는 설이 나올 때 우리투자증권 등에서 법적 논란 등을 이유로 들며 강하게 반발한 것도 이 회장이 있는 한, IB 기능을 쥐고 있으면 뭔가 재도약을 할 수 있다는 일종의 ‘CEO 효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금융위원회 등에서 구상되는 IB 역량 강화 등을 보면, 다시 우리투자증권 분리 매각 추진 겨냥 분석 등에서 한 발 물러나고 있는 양상이다. 오히려 우리금융을 배제하고 IB와 관련한 기능을 떠안을 금융기관을 육성하는 데 초점을 두는 게 아닌가 하는 전망도 제기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금융 내부의 끊임없는 노조 잡음 등을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IB 전문가라는 주요 이력에, 1기 경영 성과 면에서도 만점을 주기는 어려운 이 회장을 다시 택할 필요가 있는지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