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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이팔성 회장 '연임 유력'…남은 과제는

금융 당국 공감대 형성 및 우리투자증권 매각 향배 초미 관심

임혜현 기자 기자  2011.02.14 16: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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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최종 후보 결정이 가까워 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력 주자로 꼽히는 이팔성 현 회장이 부각되고 있다. 

이 회장과 김우석 후보(전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은상 후보(삼정KPMG 부회장) 등이 경합하는 가운데, 이 후보가 최종 후보로 결정되면 2001년 우리금융 출범 이후 첫 연임 사례가 나오게 되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극복 공신, 글쎄 아직은...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은 증권사 사장, 서울시향 대표 등을 지낸 뒤 지주회장으로 입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이 회장은 2008년 6월 우리금융 회장에 취임한 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등공신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08년 4500억원대에 불과했던 우리금융의 연간 순이익은 2009년 1조260억원, 지난해 1조2000억원대로 크게 늘었다.

무기한 연기되기는 했으나, 지난해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 국면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면서 ‘독자 민영화’ 기치를 내건 점도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거래기업 등으로부터 10조원이 넘는 투자금 유치 약속을 받아내는 등 민영화 작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내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능력을 입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예금보험공사 체결한 MOU를 이행하지 못했다는 점은 큰 부담으로 이 회장에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지난해 ROA는 0.4%, 0.51%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이행 가이드라인인 0.5% 이상과 0.6% 이상에 조금 미달했다는 평가다.

이렇게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물이 나온 것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실패 등 돌발 변수가 없지 않은 점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PF 건에 대한 관리 능력 실패는 더욱이 현재 추진되는 우리금융 민영화 및 금융시장 재편 논의(당국 구상)에 겹쳐볼 때 상당히 실망스런 대목이라는 풀이가 제기된다.

현재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구상 등을 보면, 투자은행(IB) 탄생 가능성을 통한 국내 금융 업그레이드 및 산업체의 국제 규모 공사 수주에서 PF 지원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현재 우리금융으로서는 이 같은 PF 논의에 일정한 발언권을 행사할 계제가 아니고, 실제로 싱가포르와 터키 등 원전 추가 수주 지원을 위한 PF단 구성에서 국내금융기관 중에는 무역보험공사 외에 산업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삼성화재 총 5개사가 정부와 협력할 예정이다.

◆ IB 관련 문제 때문에 족쇄?

이 회장은 공교롭게도 IB 관련 금융전문가로 명성이 높다. 한빛증권(우리투자증권의 전신. 후에 한빛증권은 LG투자증권과 합쳐져 우리투자증권이 됐다)을 IB 관련 역량 강화로 작지만 강한 회사로 성장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후 우리금융그룹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우리금융지주 및 여타 은행들과 우리투자증권이 분리 매각된다는 설이 나올 때 우리투자증권 등에서 법적 논란 등을 이유로 들며 강하게 반발한 것도 이 회장이 있는 한, IB 기능을 쥐고 있으면 뭔가 재도약을 할 수 있다는 일종의 ‘CEO 효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금융위원회 등에서 구상되는 IB 역량 강화 등을 보면, 다시 우리투자증권 분리 매각 추진 겨냥 분석 등에서 한 발 물러나고 있는 양상이다. 오히려 우리금융을 배제하고 IB와 관련한 기능을 떠안을 금융기관을 육성하는 데 초점을 두는 게 아닌가 하는 전망도 제기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금융 내부의 끊임없는 노조 잡음 등을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IB 전문가라는 주요 이력에, 1기 경영 성과 면에서도 만점을 주기는 어려운 이 회장을 다시 택할 필요가 있는지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