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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 고추장 대결…대상 vs CJ 1위 쟁탈전

고추장 ‘자존심 싸움’ 이어 천일염 놓고도 불꽃대결

조민경 기자 기자  2011.02.14 1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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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3000억원 규모의 국내 고추장 시장 1위를 놓고 CJ제일제당(해찬들)과 대상(순창)이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거 고추장 시장은 대상이 1989년 순창고추장을 출시하면서 선점하고 있었으나 CJ제일제당이 시장에 진출한 90년대 이후 1위를 놓고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1999년 CJ제일제당의 해찬들 태양초고추장이 대상 순창고추장을 제치고 1위에 오르면서 시장 선두를 빼앗았다. 이후 시장 1위를 추격해오던 대상은 지난 2009년 5월 쌀고추장을 출시한 뒤 CJ제일제당과의 점유율 격차를 줄여가며 1위 탈환을 노렸다. 

고추장 시장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두 회사는 지난해에도 매달 시장 1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다. 경쟁사를 의식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등 CJ제일제당과 대상의 시장 1위 신경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포화시장 고추장에 목숨 거는 이유

그러나 두 회사가 1위 타이틀을 놓고 각축을 벌이는 고추장 시장은 업계에서 이미 포화시장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추장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평가되고 있지만 고추장은 대표적인 장류제품으로 소비자들의 꾸준한 니즈가 있기 때문에 CJ제일제당과 대상이 1위에 욕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이상의 고추장 시장 확대가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최근 고추장 시장 점유율을 보면 2009년에는 CJ제일제당이 시장 1위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CJ제일제당과 대상이 1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다. 국산 쌀과 국내산 재료를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두 회사 모두 국내 고추장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것에 대해 공감했다.

   
CJ제일제당(해찬들)과 대상(순창)은 고추장 시장 1위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포화 고추장 시장에 대해 “사실상 시장 확장은 어렵다”며 “고추장 시장에 대한 대단한 점유율 확대라기보다 1위에 대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상이 쌀고추장을 출시하면서 몇 달간 점유율을 앞섰으나 공격적인 마케팅 등으로 점유율을 찾아왔다”고 덧붙였다.

CJ제일제당은 포화상태인 국내 고추장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며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그는 “최근 고추장을 담가먹는 사람보다 웬만해서는 구매해 먹기 때문에 니즈는 꾸준하다”며 “매운맛을 등급화하고 현지인의 입맛에 맞춰 해외로 수출하고 장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 역시 포화시장에 대항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포화시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프리미엄, 직접 만들어먹는 DYI 고추장을 출시해 차별화를 두고 있다”며 “향후 기존 소비자보다 젊은층이 늘어나 고추장을 사 먹는 세대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홍보, 영업,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추장 시장에 우위를 점유해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고추장 시장에서 1위라기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면 저절로 1위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통고추장 시장 석권을 위해 건강한 재료 도입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은 제품 품질에 중점을 둔 한편 경쟁사인 CJ제일제당을 견제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 경쟁사가 마케팅 등 영업중심으로 50% 할인전략 등을 내놓고 있으나 그렇게 되면 실질적인 손해가 있기 때문에 (우리 회사는)제품에 경쟁력을 둔데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추장 이어 천일염 시장에서도 경쟁

CJ제일제당과 대상의 고추장 시장 경쟁이 천일염 사업으로 점입가경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고추장 사업과 마찬가지로 대상이 천일염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대상은 천일염이 지난 2008년 3월 광물에서 식품 인정된 이후 전라남도 신안군 도초면에 신안천일염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천일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2010년 기준 1000억원 규모의 천일염 시장에서 29.6%의 점유율로 1위, CJ제일제당은 9.8%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대상 관계자는 “지난 2008년부터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라인업을 구축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오는 2014년까지 시설과 설비에 200억원을 투자하고 수매량을 늘려 국내 최고의 천일염 생산 가공 및 유통업체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며 “이를 위해 지난 2009년부터 목표대학교와 공동 연구를 통해 명품 천일염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역시 천일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대상이 천일염 사업을 시작할 당시 공동 사업 진행을 제안했으나 여의치 않자 독자적으로 사업을 감행해 후발주자로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천일염 사업 시작 계기에 대해 “기존에 소금 사업을 해왔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업성이 있다고 본다”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보다 신안의 천일염이 더 좋기 때문에 개발해 수출할 목적이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대상의 현재 천일염 시장 1위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천일염시장이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대상 역시 공장을 세우고 가동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겨울에는 공장을 가동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점유율은 의미 있는 수치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추장 시장 1위 다툼으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는 CJ제일제당과 대상의 천일염 시장 경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일염 시장 진출과 점유율 측면에서 앞서고 있는 대상을 후발주자인 CJ제일제당이 따라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