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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 붕괴, 외국인 매도 2분기까지 가나?

선진시장으로 자금 이동…“1700p까지 염두에 둬야”

박중선 기자 기자  2011.02.12 14: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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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코스피 2000의 기쁨도 잠시였을까. 외국인 대량매도에 국내증시가 아무런 저항 없이 2000선이 붕괴됐다. 이를 두고 증권시장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증시가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는 데서 이유를 찾고 있다. 게다가 이머징 시장의 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금리 상향 조정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시장의 ‘BYE 코리아’가 최소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11일 외국인 매도가 무려 1조6000억원의 규모로 이뤄졌다. 이는 코스피 2000 붕괴로 이어졌으며 시장의 충격도 그만큼 컸다.

이를 두고 업계는 선진국 경기가 올해 말까지 상승 국면으로 이어져 상대적으로 투자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때문에 코스피 지수가 어느 선까지 붕괴될 것인가란 궁금증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안타깝지만 외국인 매도가 지속돼 최하 1700포인트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선진국 시장이 더욱 매력

대신증권 박중섭 연구원은 “비중조절 차원에서 그 동안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투자매력도가 높아 진입했던 외국인들이 선진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높았던 비율만큼 조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가장 유력한 근거는 선진국 시장의 매력도가 국내 증시보다 높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선진국들이 보여주고 있는 우호적인 경제 방향에 기인한다. 특히, 미국은 적어도 2차 양적완화 조치가 이어지는 상반기까지는 한 단계 레벌업 된 성장 회복세를 시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글로벌 회복 가시화와 동인으로 미국 경제 전망은 호전되고 있고, 이는 다시 세계 경제 성장 전망을 밝게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세계시장의 양적완화 정책이 꾸준히 시도되고 있어 글로벌 경기는 회복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대신경제연구소 나중혁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최근 그동안 경제성장의 걸림돌이었던 중국과의 관계개선과 아시아 주요 신흥국들의 인플레 압력이 위험수위에 도달하고 있는 점 그리고 유럽발 악재가 부분악재로 축소된 점으로 경제성장에 환경이 우호적이다”며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이 가시화될 요소를 꼽았다.

   
연초 이후 선진국 시장 등락률과 이머징 마켓 등락률 출처는 블룸버그, HMC투자증권.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이 훼손 되었다기보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 국가들의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는 과정으로 외국인들이 선진국으로 옮겨가는 현상으로 봐도 무관하다.

특히, 그동안 글로벌 경제에 악재로 떠오른 이집트 사태가 11일(현지시간)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사임으로 마무리되면서 선진국의 경기상승에 순풍을 불어넣고 있다.

미국과 유럽증시가 정상 가동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고, 국제유가가 10주이래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시장이 안정세를 찾았다.

이렇듯 미국과 유럽을 주축으로 한 선진국 시장은 상반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가고,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수면 아래로 내려가면서, 기업이익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까지 더해지며 연일 강세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물가불안 진정돼야 증시 반등 있을 것

한편, 우리나라를 포함한 이머징 마켓 전반의 인플레 부담이 높아가고 있는 것 또한 외국인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코스피를 최하 1700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HMC투자증권 이영원 수석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적어도 방향성에서 동일한 행보를 이어왔던 선진국 시장과 이머징 마켓이 상이한 행보를 보이게 됐다”며 “이는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에 기초한 이머징 마켓의 강세가 더 이상 지속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철중 연구원은 “물가상승과 긴축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신흥국과 달리 선진국은 물가와 기준금리가 낮고 경기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외국인들 입장에서 굳이 해외투자에 나설 이유가 없어 졌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그 동안 수급 주체가 바뀌면서 지수가 하락하는 현상은 종종 볼 수 있었지만 그렇게 봐서는 위험하다”며 “중국의 유동성 긴축 등을 비롯한 이머징 물가상승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정부가 물가상승 통제의지를 강하게 인식하고 있는 바 경기자체가 죽지는 않겠지만 외국인의 매수가 다시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다”며 “타 증권사들이 저가매수 기회를 조언하고 있지만 선진국 경기는 올해 말까지 상승 국면으로 상대 투자매력도가 낮아 최소 2분기에서 올해 말까지 외국인매도는 이어지고 최하 1700포인트까지도 염두에 둬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