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무라바크 대통령 전격 퇴진, 장기집권 막 내려

‘재스민 혁명’ 영향, 18일 지속된 대규모 시위 통했다

전훈식 기자 기자  2011.02.12 10:44:1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이집트 호스니 무라바크 대통령이 30년 장기집권에 막을 내렸다. 시민들의 꺾이지 않는 투쟁과 인내심의 반정부 시위가 결국 통했다는 분석이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은 11일(현지시각) 국영TV를 통해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집트 공화국 대통령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며 “그는 군 최고 위원회에 국가 운영을 위임했다”고 발표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전날 밤 대국민 연설에서 부통령에게 권력을 넘겨주되 오는 9월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이날 타흐리르 광장에 100만명에 가까운 시민이 운집하는 등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퇴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에서 처음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지난달 25일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현지인뿐 아니라 국제사회조차도 무바라크가 퇴임하는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 지난 30년간 무바라크 체제의 철권통치 아래에서 이집트인들은 정권 비난을 함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억압된 생활을 해왔기 때문이다.

앞서 시민들의 분노는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가는 빈부 격차와 치솟는 물가 속에 일자리마저 구할 길 없는 튀니지 정권을 무너뜨린 ‘재스민 혁명’에 의해 불 붙었다. 300명이 넘는 사상자와 5000명 이상의 부상자가 속출한 사상 초유의 대규모 시위였지만 이집트인들은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무려 18일 동안이나 무바라크 퇴진을 요구해왔다.

정권과의 타협을 거부한 시민들은 광장에 정부의 공격 행위에도 굴하지 않고 시위의 불씨를 지켰고, 이는 30년 된 정권을 위협할 정도로 거대해져 갔다.

정권에 대한 국민 저항이 억누를 수 없을 지경에 이르자 결국 무바라크 대통령은 카이로 대통령 궁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홍해휴양지 샤름 엘-세이크로 떠나게 됐다.

한편, 무바라크 대통령은 지난 1981년 10월 안와르 사다트 당시 대통령이 이슬람주의자 장교가 쏜 총탄에 암살되자 부통령으로서 권력을 승계한 뒤 30년간 이집트를 통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