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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침출수 오염 우려…“4대강은 거대한 구제역 바이러스 저수지?”

한강 매몰지 16곳 ‘위험’…하천 3m 옆에 가축 파묻기도

최봉석 기자 기자  2011.02.11 23: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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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침출수 오염 우려
[프라임경제] 구제역에 감염된 가축을 매몰한 한강 상류 매몰지에서 ‘침출수 오염 우려’가 제기됐다.

한강 상류 인근 매몰지 가운데 16곳이 부실하게 조성돼 침출수가 하천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당장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공식 조사 결과가 나온 것.

환경부는 11일 “한강 상류 매몰지 2926곳 가운데 지방자치단체가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조사를 요청한 99곳 가운데 32곳을 10일 조사한 결과 16곳이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16곳 가운데 11곳은 하천에서 불과 3~3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침출수가 하천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침출수 오염 위험성이 높은 지역으로는 경기도 양평군이 8곳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남양주시가 4곳, 강원도 춘천시가 3곳, 원주시가 1곳이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해빙기에 고농도의 침출수가 대량으로 하천에 유입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라면서 ‘지하수 오염 문제’를 가장 시급한 사항으로 지적하고 있다.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은 “경기도 매몰지 일차 점검결과, 서울시민의 식수원인 한강유입 수계지역 여주, 이천의 경우는 매몰지 관리카드조차 작성하지 않았다”면서 “한강 수계뿐 아니라 낙동강, 금강, 영산강 수계의 AI 매몰지까지, 그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환경실천연합회 관계자는 “구제역 전염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매몰 대상 가축의 수가 200만을 넘어서면서 방역인력 및 물자, 시간의 부족으로 인해 살처분 매뉴얼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배수로 및 가스배출관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고 있는데다가 시간에 쫓겨 가축들을 생매장까지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런 경우 생매장되는 가축들이 발버둥을 쳐 비닐이 찢어지게 되고, 침출수가 지하수 수맥으로 흘러들게 되면 전국의 지하수가 오염되고 상수도의 안전까지도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현재 구제역의 확산을 막는 것도 문제이지만, 봄이 오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사체들이 부패하며 찬 가스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매몰지가 터지거나, 굳은 땅이 풀리면서 침출수 유출에 의한 토양과 지하수 오염, 악취 등의 2차 피해가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강원, 경기 등에서 매몰가축의 핏물이 흐르는 등 매몰지에 대한 사후 관리가 철저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2차적인 환경 대재앙이 올 것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4대강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4대강 사업에 투입되고 있는 모든 장비와 예산을 구제역 대재앙 2차 피해 대책에 긴급 투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정치권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민노당 우 대변인은 “구제역 초기방역에 실패한 이명박 정부가 양심이 있다면 2차 환경대재앙으로 가는 것을 그대로 두고 봐서는 안된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4대강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전국 4130여곳의 매몰지에서 나올 침출수로 인한 거대한 구제역 바이러스의 저수지를 미리 준비하는 것과 다름 아니라는 우려는 당연하다”고 꼬집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가축 매몰지의 침출수 유출은 그야말로 대재앙이다. 침출수에서 패혈증을 일으키는 탄저균 같은 치명적인 병원균이 나올 수도 있다. 식중독 균의 온상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면서 “매몰지 환경오염 방지 종합대책을 하루속히 마련하라”고 현 정부에 촉구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살처분으로 야기된 지하수 침출수 오염대책 마련과 상수도 건설비용 등을 전액 국고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환경부 측은 일부 언론을 통해 “보강 작업을 하고 나면 매몰지의 침출수가 한강 수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정치권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정부는 일단 오는 14일까지 경기 77곳을 비롯해 총 99곳의 구제역 가축 매몰지에서 침출수 유출 여부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정확한 오염 실태는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지자체는 구제역 가축 매몰지 주변 지하수의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수질조사를 실시해 질산성 질소, 암모니아성 질소, 염소이온, 총대장균군 등 4개 항목과 가축 매몰로 인한 지하수의 오염 여부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사진=mbn 뉴스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