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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준 ‘음주 뺑소니’ 전과자…청와대 ‘임명 강행’

KBS 전문기자 출신…“도덕불감증” 사퇴요구 빗발

최봉석 기자 기자  2011.02.11 21: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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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석준 음주 뺑소니 논란.
[프라임경제] 최근 취임한 신임 기상청장 조석준씨가 과거 음주 뺑소니로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한 ‘전과자’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음주 뺑소니의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만큼 중대한 범죄행위다.

더 큰 문제는 청와대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임명했다는 것. 청와대의 도덕성 잣대가 국민 눈높이와 어떻게 다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신임 기상청장 조석준씨는 지난 9일 취임했다. 문제는 그가 KBS 전문기자로 근무하던 지난 1984년 음주 뒤 운전을 하다 사람을 치어 숨지게 했고, 그냥 귀가했다는 사실이다. 사람을 죽인 사실은 다음날 경찰 조사에서 알게 됐다는 게 조씨의 설명이다.

조씨는 당시 피해자 가족과 보상금 500만원에 합의한 뒤 법원에서 벌금형을 받았다.

그런 조씨는 이명박 정부에서 기상청장으로 임명됐다. 놀라운 사실은 청와대가 그의 전과 사실을 알고도 임명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조씨는 자신의 전과 사실을 청와대가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와 관련, “청와대 쪽에서 (자신이 말하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청와대에 당시 사건과 관련된 사항을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명 전, 인사검증 과정에서 청와대는 조 청장의 뉘우침을 듣고 선임했다고 일부 언론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사전에 알고 있던 사안”이라며 “오래전 일이고 본인이 그 일로 회사에 사표까지 냈던 만큼 대가를 치렀다고 본다”고 말한 것으로 <한겨레>가 보도했다.

그러나 야권의 반발은 심상치 않다. 야당 의원들은 11일 ‘당장 사퇴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의 신파극을 보는 것 같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이미경·정동영·홍영표·홍희덕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조석준 청장은 스스로 진정 뼈아픈 반성을 했다면 아예 공직자의 길로 나서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인사검증에 냉정해야 할 청와대가 사고 경위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 없이 선임한 것이 아닌지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청와대를 질타했다.

누리꾼들도 “청와대가 국민에게 모범이 돼야 할 고위 공직자로 중대 범죄를 저질렀던 경력자를 임명하는 도덕불감증을 또다시 보여줬다”고 맹비난 중이다.

트위터리안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내가 조석준이라면 기상청장 시켜준다고 해도 절대 안했을 듯. 살인경력 드러날게 뻔한데, 청장이 그렇게 하고 싶었을까? 역시 권력욕은 인간의 욕망 중 최고인 듯” “국민과 역사를 무시하는 현 정권은 조석준이라는 전과자까지 기상청장에 임명을 합니다. 어떻게 된 것이 이명박 정권에서는 올바로 산 사람이 어찌 하나도 없을까요?”라는 글들을 남기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시민은 온라인 게시판에 “언론에서 음주 뺑소니만 다루는데, 뺑소니 살인사건 피의자입니다”라면서 “어떻게 이런 자를 차관급 공무원에 임명한다는 것인지... 어이가 없군요”라는 글을 남겼다.

조석준씨는 기상전문기자 출신이다.

야권 한 관계자는 “뺑소니를 치고 사람을 죽인 죄는 쉽게 용서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명박 정부가 소명을 들었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기상상태가 걱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조씨는 기상청장으로 임명된 것과 관련, “그동안 마음의 빚을 지고 살았지만 기상청장이라는 중요한 일을 맡으라는 (청와대) 요구를 국민에게 마지막으로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조씨는 9일 오전 10시 기상청 2층 대강당에 열린 취임식에 참석, 자신을 ‘국내 기상전문기자 1호’라고 소개한 뒤 “국민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시켜 지속적으로 국가경제가 발전하고 국민의 삶의 질이 실질적으로 높아지도록 기상을 통한 국민소통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포털 사이트 인물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