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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이른둥이 1000여명에 새생명

박지영 기자 기자  2011.02.09 14: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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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10월8일. A(32) 모씨는 예쁜 여자아기를 출산했다. 임신 26주3일만이었다. 40주를 다 채우지 못하고 나온 지연(가명)의 몸무게는 810g. 신생아 정상체중 3분의 1정도 밖에 안 되는 ‘초극소체중아’다. 태어나자마자 기관지 폐이형성증, 동맥관개존증 수술을 받았고, 엄마 품에 제대로 안겨보지도 못한 채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다행히 지연은 건강을 찾아가고 있지만, 4개월 가까이 병원에 있는 동안 쌓인 입원치료비만 1600만원. 퇴원할 때쯤엔 2000만원에 달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퇴원 후에도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욱 걱정이었다. 보건소를 통해 10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지만 남편월급 180만원으로는 나머지 금액을 감당할 재간이 없었다. 그 때, 병원 사회복지사가 ‘다솜이 작은 숨결 살리기’를 소개해줬고 절박한 심정으로 신청서를 썼다. 마지막 희망이었다. 얼마 뒤, ‘다솜이 작은 숨결 살리기’의 지원을 받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부부는 그제서야 비로소 첫 아이 탄생의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됐다.


[프라임경제] 교보생명(대표이사 신창재)과 아름다운재단(이사장 박상증)의 이른둥이(미숙아) 지원사업이 1000번째 이른둥이를 품에 안았다. 교보생명 컨설턴트들의 십시일반 작은나눔이 1000명의 어린숨결을 살린 것이다. 2004년 9월에 시작해 약 7년 만이다.
 
체중 2.5kg미만 또는 임신 37주전에 태어나 특별한 의료적 관리와 보호가 필요한 아이, ‘이른둥이’.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태어난 이른둥이는 2만2000여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5% 가까이 된다. 출산연령이 높아지면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이른둥이들은 너무 이른 세상맞이로 탄생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부모와 떨어져 인큐베이터에서 세상 적응을 시작한다. 이른둥이들은 선천적으로 질환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고 면역력이 약해 퇴원 후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치료가 필요하다.

문제는 치료비다. 상태에 따라 1000만원을 훨씬 넘기는 치료비 때문에 상당수의 이른둥이 가정이 낙담하고,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어 막막해 한다.

교보생명과 이름다운재단은 2004년 9월 민간기업 최초로 이른둥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솜이 작은 숨결 살리기’ 사업을 시작했다. 이른둥이 지원사업으로는 보건소와 정부를 제외하고, 지금까지도 유일하다.

이른둥이 지원에 쓰이는 자금은 ‘매칭펀드’로 만들어진다. 교보생명 컨설턴트가 매월 자신의 월급에서 일정금액을 자발적으로 기부하면 이 금액만큼 회사에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아름다운재단 1% 기부자들의 기부금이 더해진다.

현재 교보생명 컨설턴트 6000여명이 소중한 나눔에 동참하고 있으며, 2004년 9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38억원이 이른둥이에게 전달됐다.

‘다솜이 작은숨결 살리기’는 이른둥이 치료비 지원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개선과 지원제도 확대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2006년에는 국립국어원의 후원으로 ‘미숙아’로 불리던 아이들에게 ‘이른둥이’라는 새 한글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다.

한편, 9일 오후 교보생명 지연숙 컨설턴트와 아름다운재단 전서영 간사 등이 삼성서울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을 찾았다. 1000번째 이른둥이 지연이를 만나기 위해서다.

지연이의 현재 몸무게는 2.3kg. 태어났을 때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제 제법 신생아다운 모습이다. 앞으로 한 달 후면 퇴원해 아빠, 엄마와 함께 집으로 갈 수 있다고 한다. 이들은 지연이의 건강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작은 선물을 전달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작지만 소중한 생명에 숨결을 불어 넣는 작은 노력들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며 “더 많은 이른둥이 가정에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