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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고공행진…정부 넋 놨나?

[심층진단] 소비자물가 4% 급등, 금리인상 후 대책마련 없어

류현중 기자 기자  2011.02.09 08: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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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월 소비자물가가 4%를 넘어섰다. 정부의 각종 인플레이션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3개월 만에 급등한 것이다. 구제역 창궐로 농축산물 가격이 날뛰는 것은 물론 공업제품과 서비스 물가 쪽 인플레이션도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이집트 사태 등과 같은 해외발 요인도 무시할 수 없어 시장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형국이다. 안타깝게도 현재로선 물가 압력 요인을 해소할 뚜렷한 대책마련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 시장 상황을 살펴봤다.

정부 물가잡기가 실패하면서 국내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4%를 상회할 전망이다. 지난 1월 정부는 금리인상 강행에 나섰으나 날뛰는 농축산물과 원자재 가격을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이투자증권 이승준 연구원은 서비스 물가 급등에 주목했다. 임금과 전세가격이 상승 추세와 1분기 계절적 요인을 감안 시 당분간 서비스 물가가 물가압력에 주요인으로 작용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집세와 공공서비스 경우 전년과 비교해 각각 2.6%, 1.1%씩 증가했으며 개인서비스도 2.6% 올랐다. 이러한 물가불안 확대는 기대인플레이션 고조로 이어졌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금리인상에 주된 목표인 기대인플레이션 차단에 실패했다. 소비자들의 물가 예상도가 높아진 가운데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세다. 1월 기대인플레이션은 3.7%로 급등했으며 최근 해외발 요인도 상승 견인하고 있다.

◆중국·이집트 해외발 요인 겹쳐

우선 곡물가격 급등과 관련된 애그플레이션(Agflation)과 중국 영향으로 물가가 들썩대는 차이나플레이션(Chinaflation) 등 요인이 여전히 내제된 상황이다. 게다가 이집트 사태가 발발되자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솔로몬투자증권 신병길 연구원은 “이집트 사태로 인한 유가급등 영향은 단기적에 그칠 것”이라면서도
   
수급우려 등 구조적 요인에 대외 소요사태 등 불안요인이 가중됨에 따라 국제곡물가격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자료는 하이투자증권.
“원자재 가격의 경우 미국 경기회복이 본격화 돼도 크게 하락하진 않을 것 같지만 딱히 예측하기 힘들다”고 설명한다.

신 연구원은 또 “물가의 하방경직성을 강화시키고 있어 최소한 1분기이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상반기까지 소비자물가가 4%를 상회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대외 불확실성은 예기치 않게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산업 활동도 당분간 숨고르기 국면에 접어들 조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연이은 금리인상도 부담스럽다. 결국 정부가 쥔 대책 카드라곤 공공요금 인상과 생필품 가격 억제 등 외부적 비용상승 부담을 기업에 전가시키는 정도다. 이에 일각에서는 원화 절상 유도가 정부의 최선방안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며 “이는 원화의 추가 절상압력과 물가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또 1월 국내 수출 경우 월별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점도 원화의 추가 절상 흐름에 영향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견해다. 다만 이러한 조치는 기업 이익에 비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

◆식품업 타격, IT는 기대

물가불안은 주식시장에서도 정부 압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식품업종에 타격을 줬다. 반면 과거 경험상 기대되는 업종도 있다. IT관련주다.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연구원에 따르면 식량위기로 물가오름세가 확대되던 2008년 2월부터 서브프라임 사태의 악영향이 공론화되기 직전인 5월까지의 주가흐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유 연구원은 “당시 주가가 대표업종인 IT를 중심으로 일시 조정 후 다시 상승세를 거듭했다”며 “이 기간 IT를 비롯한 △자동차 △화학 △기계 △보험업 등은 코스피를 아웃퍼폼(능가)했다”고 전달했다.

2월 코스피 월간밴드도 미국 증시 영향을 받아 2000~2150선이 예상된다. 다만 S&P500지수와 VIX(옵션 내재변동성 지표)의 확인조건이 붙는다.

한국증권 김정훈 연구원은 “S&P500지수가 1300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여주고 VIX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내려가고, 미국 금융주와 홈빌딩 주식의 상승이 2월에도 확인된다면 미국은 이머징 마켓 따라가기 대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2월 미국 증시가 이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면 우리는 올해 밴드 하단과 상단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