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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노조 “최고은 작가 요절, 명백한 타살” 개탄

김현경 기자 기자  2011.02.09 0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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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노조는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프라임경제]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영화노조)이 故 최고은(32) 작가의 안타까운 요절에 대해 개탄했다.

영화노조는 8일 성명서를 통해 “한 젊은 시나리오 작가가 병마와 굶주림에 시달리다 죽음을 맞은 사실이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남긴 글이 이웃에게 음식을 부탁하는 쪽지였다니 말문이 막히고 안타까운 마음을 가누기 어려울 지경이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죽음 뒤에는 창작자의 재능과 노력을 착취하고, 단지 이윤창출의 도구로만 쓰려하는 잔인한 대중문화산업의 논리가 도사리고 있다”며 “'달빛요정 역전만루홈런'의 이진원 씨의 죽음 역시 대중문화산업이 창작자는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 거대 자본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것을 증언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열악한 영화제작 환경에 대해 “창작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산업 시스템과 함께 정책 당국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영화 스태프들의 2000년도의 연평균 소득은 337만원, 10년이 지난 2009년도 연평균 소득은 623만원으로 조사됐다. 월급으로 치면 52만원이 채 되지 않는 액수로 여전히 최저생계비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최소한의 생계를 위해 반복되는 실업기간 동안 실업 부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요구를 수없이 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집행된 영화발전기금의 몇 %나 이런 목적에 쓰였는지 답답하기만 할 뿐이다.”며 “만약 실업부조제도가 현실화 돼 고인이 수혜를 받았더라면 작금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명백한 타살이다”고 개탄했다.

끝으로 영화노조는 “고인이 남긴 짐이 너무 무거워 지고 가는 다리가 휘청거려도 끝끝내 가슴에 새기며 가야한다.”며 “그것이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단편영화 ‘격정 소나타’의 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였던 최고은씨는 지난달 29일 경기도 안양시 자신의 월세집에서 이웃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최씨는 지병과 생활고로 힘든 상황에서 ‘며칠 째 아무것도 못 먹었다.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 달라’라는 쪽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