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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업 작명' 좀 더 신중했으면...

이진이 기자 기자  2011.01.28 13: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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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기업명에서 가장 나쁜 경우는 이도저도 포기 못하는 경우. 한글이름 옆에 영문약자표기하거나 사명 옆에 무슨 구호 붙이거나. 한글 옆에 영문약자 붙이면 글로벌 기업되나? 자기들이 못 정하고 우리보고 고민해서 불러달라는 꼴….”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원칙을 지키지 않는 재계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정 사장은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 기업이 증가추세에 있는 가운데 사명에 한글과 영문을 혼용해 사용함으로써 그 의미를 훼손하거나 정체불명의 단어를 나열한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아울러 상당수 기업들이 외래어 남발하고 있는 실태를 꼬집었다.
 
실제로 건설 중장비 생산업체 두산인프라코어는 경영목표인 ISB(Infrastructure Support Business·인프라 지원 사업)산업의 핵심(Core)이 되겠다는 뜻의 ‘인프라코어(Infracore·Infrastructure+core)’를 사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의 사명에는 오류가 있어 보인다.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가 접두사로 쓰일 경우 비니스(beneath)의 의미로 ‘아래에’, ‘(수준 등이) …보다 못한’이라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즉, ISB지원사업의 핵심이 되겠다는 본래의 의미와 전혀 다르게 풀이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삼립식품의 경우 지난 24일 일본의 유명한 카스텔라 고장인 나가사키의 이름을 딴 ‘유(柔) 부드러운 나가사끼 카스테라’를 출시했다. ‘柔’ 자체가 부드럽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동어반복이 된 데다 지명 역시 ‘나가사키’를 ‘나가사끼’로 잘못 표기해 놨다. 
 
모 자동차 회사는 ‘노바’라는 이름으로 신차를 선보였다가 스페인어 사용 국가에서 낭패를 봤다. ‘노
   
 
바’는 스페인어로 ‘안 간다(Don't go)’라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명과 제품명이 수용자의 입장에서 혼란이 최소화돼야 한다. 기업이나 제품 본래의 의미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외래어 표기법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