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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공 100일동안 ‘결함 9번’

불안한 안전관리시스템…대한항공 “운항횟수에 비해 이 정도는 괜찮다”

전훈식 기자 기자  2011.01.27 17: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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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한항공이 잦은 정비 불량과 반복적인 기체결함 관련 안전사고로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100일 동안 항공기 결함으로 인한 지연사고는 무려 9번. 국토해양부 안전관리시스템(SMS) 이행 및 안전취약분야 실태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 18일 미국발 B777기 엔진장치에서 연료가 새는 결함까지 발견되면서 ‘이대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A380기 도입, 코스모 스위트석 장착 등 ‘명품 항공사’로 거듭나겠다는 대한항공에서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실험비행을 앞둔 대한항공 도입 A380 1호기 모습
대한항공이 항공기 결함에 따른 반복적인 지연사고로 망신을 당하고 있다. 국토부 발표에 의하면 지난 10월 이후 부품고장과 엔진 문제 등으로 대한항공이 결함 사례는 들어난 것만 모두 9건. 지난 10월에는 기체 엔진이 꺼지는 등 두 차례 엔진에 문제가 발생했고, 12월에는 무려 세 차례 운항이 장시간 지연됐다.

이런 사고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운항횟수에 비해 오히려 이 정도는 괜찮다”는 답만 반복하고 있어 안전불감증 우려를 사고 있다. 

◆비행 도중 엔진고장도…

국토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B777기 연료장치에서 연료가 새는 결함이 발견했다. 승객들을 태우려고 대기 중인 상태에서 문제점이 발견돼 대형 사고는 피했지만 240여명의 승객들은 부품 정비 수리가 마무리될 때까지 12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대한항공 100일 기록행진은 비행 도중 엔진고장으로 회항한 10월9일부터 시작된다. 잦은 결함으로 인한 지연으로 국토부가 진행한 특별점검 결과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은 대한항공은 11월15일 시카고공항에서 연료탱크 기름 유출이 발견됐다. 또 12월5일에는 뉴욕도착을 앞둔 기체에서 연료계통 계기판에 이상 메시지가 확인되는 등 대한항공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잦아진 안전사고와 관련, 대한항공 홍보실 관계자는 “그 정도의 결함은 정비 과정에서 늘 있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최근 몇 건 사례만 집어 안전이 심각한 것으로 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국토부 “계속 이러면 처벌할 것”

오는 5월 초호화 항공기인 A380 5대 도입을 앞둔 대한항공은 명품 항공사를 지향하고 있지만, 가장 우선시 돼야 할 안전관리시스템에 대한 개선 의지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10월 국토부에서 진행한 특별안전점검 결과, B747 항공기 4개 엔진 중 1개 엔진을 5회 사용 후 교체해야 함에도 4회 추가 사용이 확인됐다. 또 다른 B747 항공기 7대와 A330 항공기 1대 엔진에서 소량의 오일이 누설됐지만 즉각 조치하지 않은 것도 발견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최근 발생된 몇 건에 있어서 충분히 우려가 된다”며 “특별점검에 불구하고 시정되는 않는 부분은 법령에 따라 처벌이 가해진다”라고 경고했다.

국토부가 진행하는 점검 외에, 자체적으로 자사 안전관리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사고유발 가능성을 근본부터 제거하는 게 항공사의 기본 자세지만, 최근 발생한 결함과 특별점검 결과를 놓고 보자면 대한항공의 안전시스템은 ‘기본 이하’라는 빈축을 살만 하다. 

대한항공 홍보실 관계자는 안전시스템에 대한 개선 의지를 묻는 기자에게 “(본지기자와) 전화통화 하고 싶지 않고 할 말이 없다”며 답을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