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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세리머니…‘원숭이 흉내’ 배경에는 욱일승천기가 있었다

일본은 ‘부글’ 한국은 ‘통쾌’

최서준 기자 기자  2011.01.26 18: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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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성용 세리머니가 논란이다.
[프라임경제] 한국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기성용(22·셀틱)의 세리머니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기성용은 지난 25일 일본과의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전반 23분 박지성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카메라를 향해 달려와 얼굴을 손으로 긁으면서 입모양을 원숭이처럼 흉내내는 이른바 ‘원숭이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한국인들 대부분이 일본 사람들을 비하할 때 ‘원숭이’라고 표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성용의 이번 세리머니는 일본을 비하한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기성용의 행위가 국제축구연맹(FIFA)이 금지하고 있는 인종 차별적인 세리머니에 해당될 수 있다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속이 시원하다”는 긍정적 평가도 물론 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기성용은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별 의미가 없다”면서 “관중석에 있는 욱일승천기를 보는 내 가슴은 눈물만 났다”고 언급, 세리머니를 펼친 정확한 의도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변명이라..선수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라며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일본은 이날 응원도구로 ‘욱일승천기’를 사용했는데, 욱일승천기는 일본 국기의 빨간 동그라미 주위에 붉은 햇살을 그린 깃발로 일본 극우 집단이 시위를 할 때나, 일본 보수진영이 야스쿠니 신사에서 참배를 할 때 사용하는 것이다.

‘욱일승천기’는 특히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되던 국기로 일본의 국군주의를 상징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식민지배할 때도 자국의 군기로 사용했다.

이에 따라 일본인들의 응원 방식 자체가 애시당초 잘못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 일본인들이 한국인 선수와 한국 관중들을 먼저 자극했다는 것이다.

한국 누리꾼들은 “일본 측이 응원에서 오버했다” “한국을 대놓고 무시한 것” “한국을 얼마나 모욕했으면 저런 국기를 들고 나오는 것이냐” “일본에게 정식 항의해야 한다” 등의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부정적 여론도 존재한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기성용에 대한 입장은 ‘이해’를 할 수 있지만, 행동 자체는 국가 대표 선수로서 적합하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상대주의적 입장에서 일본 선수들이 카메라를 향해 대한민국 사람들을 싸잡아 비난하면 기분이 좋겠느냐는 것이다.

부정적 여론은 우리나라에도 존재하지만, 일본 역시 부글거리기는 마찬가지다. 일본 주요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국제 대회에서 기성용이 경솔한 행동을 했다” “우리가 원숭이라니, 한국을 용서하지 않겠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