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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부담 커야 장사되는 ‘이상한 기업들’

“기업이익 훼손 우려, 오히려 투자매력 높일 수도…”

류현중 기자 기자  2011.01.26 16: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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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제유가 흐름이 예사롭지 않다. 두바이 유가는 3개월 전에 비해 15% 상승했다. 합성섬유 원료인 PX와 에틸렌글린콜(EG)도 각각 34%, 23% 올랐다. 지칠 줄 모르는 유가상승에 세계 시장은 바짝 긴장했다. 기업들 또한 덩달아 오른 상품 원가에 골치가 아프다. 실적훼손은 불 보듯 뻔했다. 하지만 어디든 ‘튀는 자’는 꼭 있기 마련. 국내 증권시장에 악담을 받아야만 수익률을 내는 별난 기업이 있다. 유가행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기업 매력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이유를 살펴봤다.

고공행진 중인 국제유가가 또 다시 뜀박질에 나섰다. 현재 배럴당 100달러에 이르는 원유가격이 조만간 2008년 정점을 찍었던 174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이 꼽는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근거로는 △석유제품 소비증가율이 원유생산량 상회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선물 순매수계약 상승 △낮은 세계 원유재고 등 이다.

특히 세계 석유제품소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상태인 반면 원유 생산율은 턱 없이 부족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2년 전인 2009년 1월 이래 생산량을 늘리지 않고 있다. 결국 원유공급의 핵심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원유증산이라는 얘기다.

SK증권 백영찬 연구원은 “현재 유가수준을 고려 시 비석유수출국기구(비OPEC)국가의 추가 생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한 뒤 “반면 단기에 OPEC 증산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WTI 선물 순매수계약 증가도 유가상승 원인 중 하나다. 원유 투기수요의 지표인 WTI선물ㆍ옵션 순매수 포지션을 살펴보면 지난해 10월부터 급증한 순매수가 1월 현재 벌써 17만계약을 기록한 상태다.

◆우려가 ‘득’ 되는 기업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은 비단 원유 문제뿐만 아니다. 유가상승은 합성고무를 비롯한 원자재값을 끌어올리며 수급 불안감을 확산시켰다. 이는 투기적 수요 증가로 나타났다.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하는 국내 기업도 원가부담에 마음이 무겁긴 마찬가지다. ‘어마어마하게 비싸다’는 소비자, 기업이익ㆍ투자심리 훼손을 운운하는 시장과 맞서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초고유가 시대에 오히려 이익률이 개선되는 기업들도 있다. 이익훼손 명단에 오르내리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지난 10년 사이 국제 유가 상승률이 100%를 상회한 해는 2000ㆍ2005ㆍ2008년으로 이들 기업은 각 해 마다 빠짐없이 실적개선을 보였다.

원유가격 최고치인 배럴당 174달러를 기록했던 2008년 기준 ‘요주 기업’ 영업이익률은 다음과 같다.
   
유가 고공행진 구간과 '요주 기업' 영업이익률이다. 자료는 신영증권

당시 가장 큰 폭의 기록을 세운 기업은 웅진홀딩스(016800)다. 2007년 웅진홀딩스 3분기 영업이익률 -282.4% 였으나 2008년 3분기에는 무려 300배나 껑충 뛴 4.8%에 이르렀다. 세아베스틸(001430)도 같은 기간 1.9%에서 9배 늘어난 11.1%를 달성했다.

이 밖에도 ‘요주 기업’으로는 △삼성정밀화학(004000) 5.8%→10.6% △OCI머티리얼즈(036490) 27.1%→39.2% △현대미포조선(010620) 13.2%→15.6% △대림산업(000210) 9.2%→10.7% △S&T중공업(003570) 9.2%→9.5% △SK네트윅스(001740) 2.2%→2.4% 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원가율 상승으로 기업이익 훼손 우려가 커질 때 오히려 상대적인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다. 즉 저평가 기회라는 시장의 미묘한 기대가 유독 이들 업체에 작용된 셈이다.

신영증권 임태근 연구원은 “절대적 유가 수준 자체보단 가격 상승률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제유가가 상승해왔지만 2011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들 기업 주가를 살펴보면 25일 기준 대림산업은 전월 10만8000원선이던 주가가 12만6000원대로 올라섰다. 세아베스틸도 3만5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올랐다. 웅진홀딩스 역시 1000원 가량 뛰었으며 나머지 기업도 소폭 오르거나 보합 상태다. 증시전문가들은 저가매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