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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완서 유언 ‘감동’…盧 전 대통령, 법정 스님 생각나네

최서준 기자 기자  2011.01.25 13: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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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서 선생의 유언이 대한민국에‘감동’을 주고 있다.
[프라임경제] 오늘(25일) 발인하는 문인 박완서 선생의 유언이 우리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고인은 평소, 자신이 죽게 되면 찾아오게 될 문인들 중 대다수는 가난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부의금을 받지 말라’고 당부해왔는데, 이에 따라 박 선생의 장례식장 입구에는 “부의금을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고인의 뜻을 유족들이 따르고 있는 것.

이 같은 고인의 유언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선생님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선생의 유언을 누군가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다” “선생님을 더 이상 뵐 수 없다니 답답할 뿐이다” “이 시대의 또 다른 어른이 떠나갔다” 등의 글을 남기며 아쉬움을 전했다.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기며 문학계의 거목으로 자리매김한 소설가 박완서 선생은 지난 22일 경기도 구리시 아차동 자택에서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전에 ‘나목’으로 당선돼 늦깎이 소설가로 등단했다.

40년간 집필활동을 해왔던 고인은 그간 수많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전쟁체험을 바탕으로 분단의 비극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거나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그려냈다.

후기 작품 역시 고인이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써나갔다. 물질중심주의와 여성억압에 대한 현실 묘사 역시 고인의 작품 곳곳에 스며들었다.

고인의 유언이 감동을 주면서 우리 사회의 또다른 ‘거목’들의 훌륭한 유언들이 온라인에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3월 11일 입적한 법정 스님은 유언을 통해 “절대로 다비식 같은 것을 하지 말라”면서 “이 몸뚱아리 하나를 처리하기 위해 소중한 나무들을 베지 말라”고 당부했다.

스님은 또한 “수의는 절대 만들지 말고, 내가 입던 옷을 입혀서 태워달라”면서 “타고 남은 재는 봄마다 나에게 아름다운 꽃공양을 바치던 오두막 뜰의 철쭉나무 아래 뿌려달라. 그것이 내가 꽃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어떤 거창한 의식도 하지 말고, 세상에 떠들썩하게 알리지 말라”고 평소 ‘무소유’ 철학을 실천하며 세상과 작별했다.

지난 2009년 5월에서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도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라는 감동적인 유언을 남겨, 세상 사람들에게 그의 훌륭한 업적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계기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