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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카드 발급정책 '곳곳에 구멍'

이유없는 체크카드 발급거절·신용카드는 '무늬만 IC카드, 실제론 M/S카드' 의혹

임혜현 기자 기자  2011.01.25 1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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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978년 우리 나라 최초의 신용카드를 발급한 것으로 유명한 외환은행. 하지만 외환은행-외환카드의 카드 정책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발급 거절 사례가 나타나거나, 다른 전업계카드사 혹은 은행계카드보다 보안 문제의 허점이 많은 게 아니냐는 방증이 드러나는 등 우려를 사고 있는 것.

◆ 은행권 통례에서 벗어난 체크카드 거절, 돈 안 되는 고객이라 그렇다?

외환은행에 보통예금과 신용카드 등을 만들고 거래하던 A양은 최근 체크카드 발급과 관련, 불쾌감을 느껴 다른카드로 갈아탈 것을 고려 중이다.

**일, A양은 시내에 볼일을 보러 나간 길에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 들렀다. 하루 전 외환카드 직원으로부터 “이달 카드 대금이 일부 입금되지 않았으니 나머지 부분도 이번 주 내로 입금해 줘야 한다”는 전화를 받은 것이 기억났기 때문(일명 연체가 1,2일된 상황). 본점 영업부에서 A양은 자신이 갖고 있는 보통예금에 신용카드의 카드대금 부족액 이상에 해당하는 상당 금액을 입금하면서, “신용카드를 갖고 다니니 헤퍼져 그런다”면서, 이 계좌에 연결된 체크카드를 발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본점 영업부 직원은 전산을 조회하던 중 “현재 연체된 금액이 있는가? 그렇다면 다른 카드도 발급이 안 되며, 체크카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A양은 “아니, 지금 충분히 입금하는 것을 보지 않았는가”라면서 발급을 재차 요구했으나, 이 행원은 “오늘은 안 되는 것 같은데, 빠르면 하루쯤 걸려 나온다. 직장이나 집으로 보내 드리겠다”고 했다.

지금 이 사례에서 문제는 무엇일까? 원래 체크카드는 여신사업(카드)면에서 보면, 큰 돈은 안 되는 존재다. 이른바 신용불량자 등을 고려, 제한적으로 발행이 기획되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이며, 당연히 요구불예금(예금 즉시 인출에 지장이 없는 예금. 보통예금통장을 생각하면 됨)을 갖고 있는 고객이면 체크카드를 발행받는데 아무런(설사 그가 신용불량자로 흔히 회자되는 신용도가 극히 좋지 않은 자라 해도) 지장이 없는 것이 은행계의 상례이다.

외환카드와 같은 일명 은행계카드인 KB카드와 우리은행카드(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아직 카드사를 독립법인으로 분사하지 않은 상태로 외환카드와 유사한 구조임)의 경우는 어떨까? 

문의한 결과 “신용카드에 혹 며칠간 연체가 있다고 해서, 우리쪽 은행에 계좌를 갖고 있는 고객에 대해 신용카드 발급을 거절하지는 않는다”는 답을 얻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전에 특수채권으로 상각된 채권을 갖고 있는 고객의 경우 체크카드도 발급을 거절당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특수채권 상각자란, 간단히 설명하면 이전에 해당 은행 등과 대출 등 거래를 해 손실을 크게 입히고 이를 부실채권으로 털어내는 금융사고를 낸 경우로 보면 된다. 다만 이런 경우는 이미 이런 사고를 낸 이후에 신용카드 발급부터 문제가 될 것이고, A양의 경우에는 아무런 해당 사항이 없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외환카드는 통상적으로 우리은행이나 국민은행과 다른 마인드로 카드영업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 큰 돈벌이는 안 되는 체크카드 발급에 유독 소극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데 문제는 이런 사항이 거부감을 조성한다는 데 있다.      

◆ 외환카드 앞에 붙은 IC칩, 알고 보니 장식품이었니?

   
외환은행은 외환카드 고객들이 해외에서 곤란을 겪어도 즉시 재발급 등 제반 사항을 챙겨주겠다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나, 실상 국내에서도 보안 수준을 안심하고 쓰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IC 기능이 없는 '무늬만 IC카드'를 들고 다니다 이같은 문제를 파악한 사례가 발견됐다.
2010년부터 외환카드를 발급받아 사용 중인 B양, 그런데 B양은 **일 외환은행 자동입출금기에 이 카드를 우연히 집어넣었다가 상당히 불쾌한 정보를 얻었다.

우선 이 사례를 소개하려면 카드 보안을 이야기하여야 한다. 이 경우 마그네틱카드와 IC카드에 대해 설명이 필요한데, 마그네틱카드는 카드 이면에 긴 검정자석줄에 관련 정보를 입력해 놓고 쓰는 카드로 오래 전부터 발급이 되어 왔던 제품이다.

그런데 이 마그네틱카드는 이후 보안에 한계가 있고, 처리용량면에서도 다른 연구가 이루어져, 금색칩을 카드 전면에 삽입하는 현재 카드의 보안 대세는 IC카드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다만 비싼 IC칩 값을 들여서 IC카드를 만들면서도 칩전용 카드를 만들지 않고 이면에 마그네틱선을 함께 넣은 겸용카드로 발급하는 게 관행인데, 이는 카드가맹점 중 상당수가 IC 정보 판독이 불가능한 결제기를 아직 갖고 있었다는 고려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B양은 이 외환 신용카드를 왜 ATM에 입고했냐면, 은행계 카드의 경우 자사에 신용카드 고객이 요구불예금 통장을 갖고 있는 경우, 신용카드에 일반 체크카드처럼 입출금이 가능하도록 기능을 더해 주는 실무관행이 있으며 이런 신청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B양은 IC카드 시대인 2010년에 카드를 만들었고 그 해 하반기에 은행측에 이같은 부가기능을 요구했다.

그런데 입출금 업무를 보려던 B양은 이 신용카드를 판독한 ATM 화면에 뜬 정보를 보고 아연실색했다. 해당 자막인즉, “이 카드는 M/S( 마그네틱선)전용카드이므로 교체 대상이며”, 교체와 관련해서는 “은행에 문의하기 바란다”고 되어 있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한 정보다. 이 자막은 바꾸어 말하면, 극히 근래에 발급된 IC카드로 보이는 외환카드 중에도 정보 입력이나 관리를 하는 번거로움으로 인해 사실상 空(비어있는) 칩을 전면에 부착만 하고, 외환은행 스스로도 마그네틱선에 의존해 거래를 해왔다는 숨겨진 사실이 드러난 방증으로도 해석되기 때문이다.
   
당신의 카드는 실제로는 IC카드가 아니다? 서울 여의도소재 모 지점의 ATM에 뜬 전산기록. 이 고객은 IC칩이 탑재된 신용카드(외환이패스카드)에 은행계좌 입출금 기능을 부가하여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은행 거래를 하다가 문제를 발견하고 각종 금융정보 유출 우려가 타여신업체보다 외환카드가 더 높다는 불안감을 갖게 됐다.
이는 단순히 비싼 칩값을 들여 마그네틱선에 한정된 여신거래를 하고 있다는 우리 나라 신용카드의 정보처리관련 현실에 대한 한탄에 그치는 게 아니라, 보안 강화라는 측면에서도 어떻게든 마그네틱카드를 뛰어넘기 위한 노력을 해 고객 정보가 간단히 판독되는 일을 막아야 할 외환은행이 사실상 다른 은행계카드사나 전업카드사에 비해 시대에 한참 뒤쳐진 반쪽짜리 보안망을 제공해 왔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는 지적을 모면키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