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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 여전, 사람 눈에만 생태통로였다”

이낙연의원 “도공, 생태통로 조성사업 재검토 필요”

김훈기 기자 기자  2006.10.22 22: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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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도로공사의 야생동물 로드킬(road kill) 방지대책이 실제 로드킬 감소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사업추진방식에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공사가 국회 건교위 소속 민주당 이낙연 의원(전남 함평·영광)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의 로드킬 현황자료에 따르면, 2001년 429마리, 2002년 577마리, 2003년 940마리, 2004년 2436마리, 2005년 3241마리의 야생동물들이 고속도로에서 죽임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줄기는커녕 전년 보다 적게는 33%부터 많게는 159%나 증가했다.(전년대비 2002년 34.5%, 2003년 62.9%, 2004년 159.1%, 2005년 33% 증가)

   
노선별로 보면, 중앙선(부산-춘천)이 710마리로 가장 많았으며, 서해안선(무안-서울) 517마리, 호남선(순천-천안) 430마리, 중부선(통영-하남) 381마리, 영동선(인천-강릉) 311마리, 88선(무안-대구) 235마리, 경부선(부산-서울) 219마리, 중부내륙선(마산-양평) 164마리, 남해선(영암-부산) 97마리, 대구포항선 95마리, 동해선(부산-속초) 30마리 순이었다.

로드킬이 발생한 고속도로의 총연장이 2714km이므로 2005년 한 해 동안 고속도로 1km당 1.2마리의 야생동물이 사망했고, 중앙선은 km당 2.5마리가 사망한 셈이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동물인 삵의 경우 지난해 26마리나 도로 위에서 죽임을 당했다. 고라니의 경우는 1700여 마리나 죽었다. 사람이 만든 도공의 생태통로가 야생동물의 죽음을 막는데는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도공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165억원을 들여 생태통로 17곳과 유도펜스 116km, 수목 6만주를 식재하는 등 야생동물 로드킬 방지대책을 시행했다. 또 올해부터 2010년까지 559억원을 투입해 생태통로 49곳, 유도펜스 228km, 수목 25만주를 추가로 식재하는 중장기 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낙연 의원은 로드킬이 줄지 않고 있는 이유가 불충분한 생태조사와 생태통로의 잘못된 조성방식, 로드킬 방지시설 설치시기의 문제, 그리고 전문가 평가 미실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 의원은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가 2004년 7월부터 지리산을 둘러싸고 있는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를 대상으로 로드킬 현황을 3년째 조사 중이다. 조사 결과 88고속도로에서만 조사기간 1년 동안 883마리의 야생동물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km당 약 다섯 마리의 동물이 죽는다는 결론이 된다”고 밝혔다. 서울대의 이번 연구는 로드킬과 도로구조 및 주변 환경의 상관관계를 밝히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의원은 “도로공사도 중장기 계획에 이 같은 전문적인 연구를 포함시켜 로드킬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