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시승기] 기아차 모닝, 경차를 뛰어넘은 진화

연비·주행성능 한단계 업그레이드…소비자 성향 최대한 고려

신승영 기자 기자  2011.01.25 08:55:5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지난해 기아차는 세단에서 K시리즈, SUV는 R시리즈가 국내·외 고른 판매를 기록하며 새로운 도약을 이뤄냈다. 그러나 불과 2~3년 전만해도 국내시장에서 기아차를 대표하는 모델은 ‘모닝’ 밖에 없었다. 그만큼 모닝은 기아차에겐 남다른 존재다.

지난 2004년 출시된 모닝은 2007년까지 국내에서 연 2만대도 판매되지 못한 수출형 모델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8년 경차로 분류되면서 마티즈를 밀어내고 세그먼트의 리더로 자리매김한다.

모닝은 2009년 국내시장에서 10만2000여대(수출 포함 총 20만6000여대)가 판매되며, 기아차 승용부문 내수판매(23만9000대)의 42.6%를 책임졌다. 지난해는 10만1570대(수출 포함 총 20만5000대)로 현대차 쏘나타에 이어 국내 단일 차종 판매 2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아차의 ‘작은 거인’이라고 불리는 모닝이 무려 7년 만에 풀 체인지 모델로 새롭게 선보였다. 높은 기대감과 함께 모닝을 만나기 위해 제주도로 향했다.

   
 
◆경차도 이젠 럭셔리 시대

1세대 모닝이 둥글둥글한 모습에 귀여웠다면, 신형 모닝은 볼륨감과 함께 전체적으로 스포티해졌다. 유러피안 스타일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전면부는 헤드램프와 안개등, 인테이크 그릴 등 사이즈가 커진 상태로 무게감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호랑이 코와 입을 형상화한 기아차의 패밀리룩 라디에이터 그릴은 K5·K7에서 느낀 강인한 모습이 아니었다. 볼륨적인 측면에서 아기 호랑이에 가까운 앙증맞은 디자인이다.

   
 
측면은 날렵하면서도 역동적인 라인이 그려져 있다. 특히 모닝만을 위해 디자인된 휠은 상당히 고급스런 모습이다.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LED 보조제동 등이 적용된 후면은 두터워진 범퍼로 SUV의 모습과 흡사하다.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아봤다. 투톤의 구분된 색상에 인테리어는 감각적이면서도 깔끔하다. 전체적으로 운전자를 중심으로 배치된 센터페시아와 7인치 음성인식 DMB 내비게이션 등은 간결하고 정제된 모습으로 사용하기에도 편리하다.

이외 운전석에 있는 ‘대형 선바이저 미러&조명’과 회전식 컵 홀더 및 LED 무드 조명은 여성운전자를 위한 배려로 보인다.

가장 놀란 것은 △버튼시동 스마트키을 비롯해 △원터치 세이프티 선루프 △자동요금징수시스템(ETCS) △후방카메라가 장착된 4센서 주차 보조 시스템 등이다. 이외에도 경차라고 하기에 너무 많은 첨단 편의사양이 장착된 모습이 다소 과도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경차 세그먼트에 지나치다’는 느낌으로 기아차 관계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소비자들의 성향을 최대한 고려한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스마트, 스마트 스페셜, 디럭스, 디럭스 스페셜, 럭셔리 등 총 5개 트림 중 최고급인 럭셔리가 41%로 사전 예약율이 가장 높았다.

국내 ‘엔트리카’의 기준이 준중형급 혹은 중형급 세단이 된 지금, 경차는 ‘세컨드카’로서 구매가 많고, 편의사양도 중형급 이상을 바라는 상황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안정성과 주행성은 한 단계 ‘UP’

중형급 세단에 맞먹는 편의사양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본격적인 주행에 들어갔다. 4기통에서 3기통으로 줄어든 엔진이지만 소음이나 진동면에서는 한층 진보했다. 기존 모닝과 비교해 40km/h까지 가속력이 상당히 뛰어나다. 공인 연비도 수동변속기 기준으로 22km/l, 자동은 19km/l로 동급 최고 성능이다.

고속주행에서 본격적으로 가속페달을 밟았다. 다소 둔한 감이 있지만 동급 경차나 기존 모델보다 한 단계 높은 주행력을 발휘했다.

기아차는 신형 모닝에 전륜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과 후륜 커플드 토션 빔 서스펜션을 적용하고, VSM(Vehicle Stability Management: 차세대 VDC)를 기본사양화 했다. 그러나 실제 주행에서는 좌우가 좁고 전고가 높기 때문인지 슬라럼에서 차체가 흔들리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 아쉬움이 남는다.

주행성능이나 안전성 등 측면에서는 기존 모닝이나 경차들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이다. 다양한 편의사양이 여성고객들에게 어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기존 모델 대비 사양들이 업그레이드 돼 가격 면에서 다가오는 부담감을 어떻게 떨쳐버릴지 고객들의 판단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