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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석채호 낙하산 논란 ‘옥에 티’

나원재 기자 기자  2011.01.21 11: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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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햇수로 취임 3년을 맞은 이석채 KT 회장. 이 회장이 지휘봉을 쥐고 있는 KT의 변화는 한 마디로 다이나믹 그 자체다. 유무선 사업의 합병과 군데군데 묻어난 획기적인 기획안을 통한 시너지가 그를 설명해주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지난해 이통3사 중 KT의 사업실적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등 이석채호에 힘을 싣고 있는 분위기다.

이러한 이 회장이 지난 20일 ‘품질 경보제’를 도입한다고 나섰다. 이날 있은 기자간담회에서 이 회장은 2011년을 ‘무결점 서비스’의 원년으로 삼고 오는 2015년까지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내용이 참으로 매력적이다. 이 회장에 따르면 ‘무결점 상품 출시 프로세스’로 명명된 이번 제도는 KT가 상품출시 과정에서 고객 불만의 여지를 해소하기 위한 ‘신개념 고객 참여형’ 제도다.

고객, 영업사원, 상담원, 대리점 직원 등의 평가그룹이 고객입장에서 문제점을 제기하면 상품개발부서가 이를 반영해 문제가 없음을 증명, 무결점 상품으로 판정돼야만 상품 출시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상품 출시 후에도 고객이 상품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면 고객센터, 개통, AS 등 고객접점 부서에서 적색경보를 발령하게 되며, 이 경우 기존 약관에 따른 판매 종료에 의해서만 신규가입이 중단된 시스템을 벗어나 즉시 신규가입을 중단하고 해당 문제를 해결한 후에만 다시 판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

이 회장은 생생한 ‘고객의 소리’를 상품 개선에 반영하는 프로그램을 추진, 상품개선으로 성과가 나면 해당 고객에게 보상하는 획기적인 ‘보상제’를 상반기 중에 도입하는 등 고객과 함께하는 ‘참여의 장’을 대폭 확대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밖에도 KT는 기존 대비 50% 이상의 무선망 역량 확보가 가능한 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 센터(CCC)로의 전환을 추진, 오는 2월 말까지 와이브로 커버리지도 전국 82개시로 확대하며, N스크린 전략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 회장의 이번 발언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KT를 상상하기에 충분한 요소를 제공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 회장의 이어진 발언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대목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 낙하산 인사로 논란이 일었던 외부인사 영입에 대해 “KT는 능력 있는 전문 인력 수혈을 위해 나이와 성별, 국적을 불문하고 적극 영입해왔다”며 “필요하다면 논의에 개의치 않고 적합한 인사를 적극 영입해 혁신을 이뤄갈 것이다”고 말했다.

논의에 개의치 않고 적합한 인사를 적극 영입한다는 대목이 낙하산 인사로 논란이 된 상황과 오버랩 된다. 외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무결점을 실현하겠다는 이 회장이 당시 인사 논란을 스스로 떠올려 발목을 붙잡는 꼴이 됐다. 논란은 있었지만 말 그대로 개의치 않고 영입했다는 게 주요 골자로, 무결점이 퇴색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다시 한번 상기시키자면, 지난해 12월 초 KT는 그룹 차원의 콘텐츠 전략방향을 설정하고 관련사업의 최적화와 이에 따른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김은혜 전 대통령실 대변인을 전무급으로 영입했다.

이를 두고 업계를 포함, 정치권까지 말들이 많았다. 조직의 핵심 사업을 이끌어나갈 핵심 인사에 대해 검
   
 
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얘기며, 전문성이 결여된 리더를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이라면 당연히 못 미덥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낙하산 인사 논란이 KT의 무결점 서비스와 어떠한 부분에서 연관이 닿을까란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이동통신 사업의 화두인 콘텐츠 사업에 불안 요소가 있다는 지적이 과연 무결점 프로세스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반문한다.

기자가 KT에 대해 다소 우려스런 시선을 보내는 이유도 여기서 출발했다. 이 회장이 강조한 ‘무결점 상품 출시 프로세스’. 보다 넓은 시각에서 ‘남아일언중천금’이 지켜져야 ‘완전무결형 프로세스’가 될 것이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