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추석 이후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 상승 불안감이 되레 매수세를 자극하는 1등 공신이 됐다는 평이다.
대기수요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저조해 소강상태에 머물렀던 지난 9월 초 거래시장과는 딴판이다. 재건축 시장을 겨냥한 3.30대책 발표와 버블세븐논란, 집값담합조사, 여름 휴가철로 맥을 못 췄던 매입수요가 추석 전 고분양가 아파트로 인해 인근 집값이 상승하는 돌발변수가 터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추석 직후, 대기에서 매수세로 전환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문제는 일부아파트가 아닌 수도권 대부분의 아파트 매매가가 전반적으로 가파르게 상향조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20일 내집마련정보사(www.yesapt.com) 에 따르면, 가격 조정 중이던 강남 재건축시장은 적게는 5000만원에서 1억이상 가격을 회복했고, 주간 상승만 2000~3000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17평형은 추석 전 11억9천5백만원을 유지하던 상한가가 추석연후 직후인 10월 9일 12억1000만원으로 움직였고, 10일 뒤 13억원의 거래선을 유지하며, 한 달도 못되는 사이 1억원이나 뛰었다. 개발부담금 부과를 피했거나, 입주권 주택수 산정에서 제외된 입주권 단지들만이 아닌, 안전진단 등 초기 사업단지까지 움직이고 있다.
재건축을 제외한 기존아파트 시장도 가격을 낮추지 않는 매도자와 매수 희망자와의 힘겨루기가 심해지며 호재가 있는 지역이나 가격상승에서 빗겨나 있던 지역 모두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특히, 잠실주공재건축과 송파신도시, 문정비지니스파크, 뉴타운 등의 호재로 무장한 송파 잠실동 일대와 고분양가 수혜를 입어 단기간에 가격이 치솟은 파주의 택지지구들의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주상복합재건축 추진이 한차례 좌절된 잠실주공 5단지 36평형 경우 현재 상한가 15억5천만원으로 지난달 25일전에 비해 2억4000만원이상 뛴 상황이고, 파주 교하나 금촌 택지지구아파트는 대부분의 평형이 5000만원에서 8000만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은평구에서 가격을 주도했던 불광동 현대홈타운은 서울시의 은평뉴타운 후분양과 분양원가 공개에 조금씩 진화되며 매물이 사라진 채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동안 가격이 오르지 않았던 지역들이다. 매수세가 없어 거래가 안 되던 시장이 저가로 나온 급매물이 소진되며, 가격이 뛰고 있기 때문이다. 유망지역의 매입에 부담을 느끼거나, 인기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기대심리, 그리고 가격상승에서 빗겨났었던 그동안의 보상심리가 한꺼번에 폭발적으로 작용하며, 가파른 가격상승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움직이지 않던 노원구 중계동과 상계동, 구리시 토평동과 교문동까지 1000만원에서 1억7000만원이상 고루 상승했다. 그러나 이들 지역 매입수요는 실거주 목적으로 매물을 찾는 수요로 봐야 한다. 즉 호재에 따라 움직이는 투기수요보다 위력이 커 전반적인 매매동향에 미치는 파괴력이 크다는 점에서 당분간 수도권의 가격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 되고 있다.
이 때문에 1가구 2주택 양도세 중과, 종부세 강화, 담보대출규제, 재건축억제 및 개발이익환수 장치마련 등 시장 억제장치가 여전히 상존해 있고, 정부도 분양원가공개(후분양-서울시)를 약속하며 시장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수도권주택시장은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주택거래허가제 도입과 양도세 탄력세율 적용을 제외하고는 이미 나올 만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정부도 히든카드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게다가 내년은 대선을 앞두고 있어 집값이 떨어질 만한 요인이 거의 없다. 기존 인기지역의 집값이 국지적으로 불안한 모습과 달리, 시장은 실수요자가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해답은 공급이다. 투기 수요를 무시할 순 없겠지만, 최근의 집값 상승은 실수요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정부의 심리전은 집값을 부추기거나 재산을 불리려는 부녀회의 전술을 막을 수는 있겠지만 실제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실질적인 정부의 공급대책이 수립되지 않으면 내년에도 수도권 집값은 상승할 것이고, 집값이 최고점을 형성하고 매수자의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지는 것은 잠깐이라는 것이다.
함 팀장은 “지금부터라고 실질적인 수도권 공급대책 즉, 강남대체신도시를 구체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