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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하라 입장 번복, 카라 3인 공식 입장…“일본은 웃는다”

최서준 기자 기자  2011.01.20 15: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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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하라 입장 번복, 카라 3인 공식 입장 발표로 카라 사태가 화제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프라임경제] 구하라의 입장 번복, 카라 3인의 공식 입장 발표.

계약해지 문제를 둘러싸고 내부 갈등에 빠져든 카라가 좌초 위기에 놓였다. 소속사는 이번 사태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까.

카라는 일본 현지에서 새로운 한류열풍을 선도하며 폭발적인 인기세를 누리고 있지만 일본 동인지 폄하만화에 이어 ‘두번째 위기’에 직면했다. 진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팬들은 카라가 가까스로 힘찬 날개짓을 통해 ‘비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을 겪게 돼 ‘안타깝다’는 반응 일색이다.

카라는 지난 2007년 3월 한승연 정니콜 김성희 박규리 등 여성 4인조 그룹으로 데뷔했지만 다른 여성그룹에 밀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조차 받지 못했다.

같은 해 10월 김성희가 탈퇴를 선언하면서 팀이 와해위기에 놓였지만 지난 2009년 한승연이 ‘생계형 아이돌’ 그룹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면서 ‘빛’을 조금씩 보기 시작했다.

당시 방송가 한 관계자는 “무엇이든 주어진 일은 열심히 한다”면서 “아마도 그런 점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 잡은 카라만의 매력이라고 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이것저것’ 다 해본 카라는 ‘예능’을 통해 겨우 팀의 명맥을 이어감과 동시에 강지영과 구하라를 영입하면서 ‘대변신’을 꿈꿨고, 실제로 다이어트에 돌입해 온 국민의 댄스였던 ‘엉덩이춤’을 유행시키면서 ‘생계형 아이돌’에서 ‘톱스타’로 우뚝서기 시작했다.

일본 진출은 그때쯤 이뤄졌고 탄탄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카라는 일본 첫 정규앨범 ‘걸스토크’로 오리콘 일간차트 2위에 오르며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카라는 특히 지난 한해 동안 일본에서 30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들리면서 음악 한류의 붐을 선도 중이었다.

그러나 카라가 이처럼 소속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향후 음반활동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측의 불화가 장기화될 경우 그룹 해체 및 멤버 결별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팬들은 발만 동동 굴리고 있다.

   
 
카라의 이번 사태는 특히 최근 일본이 동인지 성인만화를 통해 카라를 조롱하고 비아냥댔다는 점에서 발빠른 대책마련이 서둘러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당시 만화는 “소녀시대와 카라 멤버들 모두가 성상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한국 연예계에서 노예계약과 성상납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녀시대가 속옷을 노출하고, 심지어 카라의 경우 발가벗고 엉덩이춤을 추는 장면 등을 삽입했다.

설상가상으로 이 소녀시대 폄하만화는 “취재를 토대로 각색됐다”는 설명까지 덧붙여 일본 현지에서 이 만화를 접한 사람들은 한국의 여성그룹에 대해 ‘오해’를 사기 안성맞춤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물론 이번 사태가 성상납과 노예계약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카라의 일본 진출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는 현지 연예계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악용하게 될지는 불보듯 뻔한 일이다. 일본에서는 이번 한국發 카라사태에 대해 “제대로 걸렸다”면서 한국 걸그룹들을 싸잡아 평가 절하할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카라는 지난해 8월 일본 데뷔 싱글 '미스터'로 오리콘 데일리차트 5위와 위클리차트 5위를 기록하며 일본에 성공적으로 상륙했다. 일본에서 발표한 두번째 싱글 '점핑(JUMPING)'으로 오리콘 싱글부문 일간차트 5위를 차지했으며, 올해 1월 방영될 일본 TV도쿄 드라마 '우라카라'에 주연으로 캐스팅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일본은 카라를 마음껏 비웃게 됐다. 일본 걸그룹을 ‘침몰시키면서’ 현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카라가 스스로 침몰하고 있는 장면을 그들은 목도하게 된 것이다.

굳이 예전처럼 만화를 이용해 ‘악의적인 왜곡’을 할 필요조차 없게 됐고, 카라를 제압하기 위한 거짓된 ‘선전활동’도 필요 없게 됐다. 카라 스스로 ‘분열’로 가는 길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 갈등이야 어쨌든간에 카라는 일본시장에서 쉽게 성공한 것이 아니라 ‘피와 땀’을 흘린 댓가를 받고 있었다. 그런 카라가 ‘일본’에서 또다시 조롱을 당해야만,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으로 뒤처리를 할 것인지 묻고 싶다.

카라에게 있어 이번 사태는 위기이자 또 다른 기회다. 역량을 발휘해 이번 사태를 법적으로 말끔하게 수습하면, 일본 시장 나아가 아시아 시장을 상대로 한 음악 활동에 장기적으로 볼 경우 청신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처리할 경우 ‘국제적인 망신’은 고사하고, ‘한류열풍’을 단숨에 좌초시킬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소속사는 알아야 한다.

폄하만화를 그린 작가는 일본의 가수들을 살리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집는 심정으로 그런 만화를 그렸지만 카라는 이번에 대놓고 ‘좋은 소재’를 일본에 던져준 셈이다.

허섭스레기 만화를 그리도록 선동한 사람들이 축배의 잔을 ‘두 번 연속’ 들지 못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