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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값 올리면’ 금연 효과 얼마나?

한국화이자 ‘금연트렌드’ 간담회…“값 올리면 흡연율 감소”

조민경 기자 기자  2011.01.19 16: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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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화이자제약이 19일 서울 소공동 소재 롯데호텔에서 국내 금연 추세를 알아보고 향후 금연정책의 방향성을 논의코자 ‘2011년 금연트렌드’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립암센터 가정의학클리닉 의사이자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인 서홍관 교수와 순천향대학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가 연사로 참여해 국내외 금연정책과 금연치료 동향에 대한 주제로 발표했다.

1980년대 우리나라 성인남성의 80%가 흡연자였지만 금연정책으로 2006년도에 들어서는 40%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흡연율은 현재까지 40%대를 유지하며 더 이상 감소하고 있지 않다.

이날 서홍관 교수는 담배가격과 흡연율에 대한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2011년 금연 트렌트'를 주제로 개최된 간담회에서 금연 정책에 대해 발표한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서홍관 회장.
서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와 보건복지부 조사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01년 담배가격을 300원 인상했을 때 흡연율이 9.4% 줄어들었고 지난 2004년 500원 인상했을 때는 5.5% 감소했다”며 “담배가격과 흡연율은 반비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담배가격이 낮을수록 흡연율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인 WHO의 ‘각국 흡입현황보고서 2009’에 따르면, 각 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담배 기준으로 가장 낮은 가격인 600원에 판매되고 있는 러시아의 성인남성흡연율은 60.4%로, 가장 비싼 9170원에 판매되는 영국의 흡연율 22.0%보다 3배 정도 높다.

서홍관 교수는 금연 정책으로 담뱃값 인상과 담배 규제 강화, 금연구역 확대, FCTC(담배규제기본협약) 이행을 주장했다. 서 교수는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담뱃값 수준이 낮다고 답한 국회의원이 66.1%에 이른다”며 “효과적인 금연정책으로 담뱃값 인상을 택했으며 담뱃값에 경고 사진 도입을 찬성하는 비율도 92%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담뱃값 인상과 경고사진 삽입 등과 더불어 금연치료 확대와 금연진료에 의료보험 급여를 적용하는 등 지원 대책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또 한 가지 대책만이 아니라 여러 대책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연자로 나선 유병욱 교수는 금연이 더 이상 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정부와 사회의 의지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흡연을 사회적 질환으로 봐야한다”며 “최근에는 기업과 정부에서도 금연 사업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업 등의 금연정책 사례를 소개했다.

다음은 서홍관 교수의 일문일답.

-현재 담뱃값 인상 추진 상황은.
▲담뱃값 인상은 계속 추진되고 있다. 과거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이 나서서 추진했으나 전반적인 여론이 좋지 못했다. 특히 국회의원들이 담뱃값 인상 등 금연정책 추진이 지지율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성인의 약 2/3가 비흡연자로 이들이 국회의원들의 금연정책에 찬성할 경우 국회의원들의 지지율이 올라간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비흡연자는 금연정책에 대해 적극 반대하는 흡연자들에 비해 소극적인 경향이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지지율 문제로 담뱃값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담뱃값이 낮을수록 흡연율이 높아진다고 했는데 1인당 국민소득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 아닌가.
▲담배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따라서 단순비교는 힘들기 때문에 구매력 기준으로, 소득 수준에 따라 평가했다. 이 기준을 적용해보더라도 담뱃값이 높은 국가의 흡연율이 낮음을 확인했다. 또 미국, 캐나다 등 한 국가 내에서 가격 변동에 따른 흡연율 비교자료에서도 담뱃값이 낮을수록 흡연율이 높아지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담뱃값을 올려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담뱃값을 한 번에 8000원으로 올릴 순 없다. 가격을 올리게 된다면 1000~2000원 정도 우선적으로 올리게 될 것이다. 현재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마약의 경우도 일부에서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하고 있는 것을 봤을 때 담뱃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있을 것이다. 이처럼 담뱃값 인상 등 한 가지로 모든 흡연자를 통제할 수는 없다. 금연지원, 가격인상, 경고문구 삽입 등 포괄적으로 금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금연을 위한 담뱃값 적정선은 얼마라고 생각하는지.
▲5년 전 연구에 따르면 6500원이 적정하다고 했으나 현재 적정가는 8500원 선으로 보고 있다.

-담배로 인한 세금은 얼마 정도인가.
▲담배로 인한 세금은 연간 7조3500억원 정도다. 이 중에서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모아지는 세금은 약 1조8000억원 정도다. 담배로 인한 전체 세금 중 약 200억 가량을 금연에 사용하고 있으나 우리(한국금연운동협의회)는 세금의 10%정도인 7000억원을 금연 대책에 쓰도록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세제 개편도 금연을 위한 대책 중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