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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곡물가격 천정부지…음식료업계 ‘비상’

“2차가공업체들 제품 중량조절로 피해 줄일 수도…”

박중선 기자 기자  2011.01.19 15: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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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하반기부터 국제곡물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는 최근 빠른 경제회복을 보이고 있는 이머징 국가들의 식품소비 증가와 글로벌 유동성으로 인한 투기거래 확대에 기인한다. 또한 최근 호주를 비롯한 글로벌 이상기후는 수급우려를 부채질해 곡물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따라서 실적시즌을 앞둔 음식료 업체들의 실적 부진과 물가상승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국제 곡물시장에서 주요 곡물 가격이 일제히 급등했다. 이에 정부는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제품가격 인상을 자제 기키는 등 물가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음식료 원가상승압력 가중은 곡물원재료부담이 높은 1차 소재업체의 수익성 둔화에 직격탄으로 작용했고, 고가원재료의 본격적인 투입이 예상되는 올해 상반기는 원가부담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정부가 물가관리의 고삐를 조여 판매가격 인상이 어려운 상황으로 실적은 악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2011년 상반기 원재료 가격지수 급등으로 원가부담 증가 예상. 출처는 Data Stream·통계청.

◆1차 소재업체 곡물가격 상승 직격탄

국제곡물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정부는 가격 담합업체에게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물가상승억제에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대해선 접근에 한계가 있어 1차 소재업체에게는 그 피해가 직접적이다.

교보증권 정성훈 연구원은 “올해 음식료업종은 원가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라며 “특히 올해 상반기는 지난해 하반기 곡물가격의 급등 영향으로 원가부담이 증가해 업종 전반의 이익모멘텀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과자·음료·라면 등 2차 가공업체들의 경우 역시 곡물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나 1차 소재업체에 비해 충격 강도는 단기적으로 덜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증권 이선경 연구원은 “업체별로는 원가구조·판매가격 인상 여력 등에 따라 1차 소재업체보다는 2차 가공업체가 원가 부담에서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2차 가공업체들은 오히려 신규품목에 따라 판매량이 변화되고, 경기에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모 2차가공업체 관계자는 “2차가공업체들은 원재료 가격상승에 대한 영향을 일정기간을 두고 반영되며, 극단적인 방법으로 제품의 중량조절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결국, 음식료 주요기업 중 CJ제일제당과 같이 매출의 반 이상이 1차 소재업체의 성격을 띠고 있는 업체는 4분기 예상실적이 시장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고, 오리온·농심 등 2차 가공업체의 경우 소폭 상회 및 시장컨센서스 수준에 부합할 전망이다.

◆국제 곡물가격 급등은 추가 물가상승 압력

그러나 문제는 곡물가격 상승추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여부다. 2차 가공업체들이 1차 소재업체보다 곡물가격 상승압박을 덜 받을 수 있겠지만 이러한 기조가 지속될 경우 피해는 불가피하다. 또한 물가부담으로 긴축 강화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에서 국제 곡물가격 급등은 추가적인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경기악화를 야기한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인플레이션 압력이 올해 더욱 거세지면서 물가안정을 위한 신흥국가들의 긴축정책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물가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중국 인민은행도 20일부터 대형은행 지급준비율을 19.0%로, 중소형은행 지급준비율을 17.0%로 각각 0.5% 인상하기로 했다.

하이투자증권 이승준 연구원은 “이머징 국가들의 긴축강화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위축으로 이어지는 경우 곡물 등 원자재에 대한 투기적 수요를 위축시켜 곡물 등 상품가격의 단기적 조정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염두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제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을 차단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원화강세 유도가 제안되고 있다. 그러나 원화강세는 수출기업에게 타격을 입혀 자동차·IT 등 기존 주도주의 실적악화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