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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銀‘황금토끼이벤트’, 펀드이동 겨냥 ‘의혹’

임혜현 기자 기자  2011.01.19 11: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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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하나은행이 야심차게 내놓은 토끼해맞이 이벤트가 신년부터 금융권 공정 질서를 흐린다는 점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황금토끼 이벤트’를 실시, 2월을 기한으로 현재 진행하고 있다. 이 이벤트의 내용은 펀드나 연금상품, 적금 상품 등을 신규로 2건 이상 가입하거나, 이전에 하나은행에 이상의 항목에 해당하는 구좌를 1개 갖고 있는 경우 1개 더 신규 가입을 하면 추첨 대상으로 포함시켜 경품을 제공한다는 것.

   
 
그런데, 이 이벤트에서 ‘펀드’ 부분과 ‘기존 고객의 가입 상품에 한 개를 더 하는 경우도 포함’ 등이 결합하면서, 문제를 낳고 있다.

◆규약 어기는 이벤트 구성 아니냐 우려  

펀드이동제가 근래 실시되고 있는데, 이를 놓고 내부적으로 고객 유치 목표만 설정하거나 이익을 제시하면서 이동을 권해도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제를 받게 된다는 게 금융당국의 확고한 입장이다.

지난 2010년2월7일 이미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와 은행, 보험사 등 펀드 판매사들은 7개항의 불건전영업행위 등을 담은 펀드 판매사 이동제 공동규약을 제정했다. 일종의 ‘행정지도’에 의한 움직임이든 전면적으로 자발적인 것이든, 상거래관습을 구성하였고, 이것이 상법과 동일하게 재판 규범이 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다만 하위 규정의 불비나 보충의 미비는 별개의 문제가 될 것임).

이 공동규약에는 판매사 임직원에 대해서도 고객 유치 성과에 대해 회사 측이 별도의 보상을 하거나 개인별 근무평정을 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바, 특히, 투자자에게 판매사 이동을 조건으로 편익을 제공하거나 이동을 부당하게 유인 또는 강제하는 행위 등도 불건전 영업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이와 함께 판매사 변경을 조건으로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할 제의를 하는 행위, 다른 판매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내용을 오인하도록 해 투자자를 유인하는 행위 등도 금지된다.

그런데 하나은행에 여러 경로로 이 이벤트에서 하나은행에 이벤트를 응모하기 위해 펀드 이동을 하는 경우에 대해 조사했는데 상당한 조사 내용에서 이벤트를 권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규약 위반으로 상도의 면에서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본지에서 1월 1*일 하나은행 서울지역 ㄱ지점에 내방, 조사한 결과를 보면(이와 같이 일반고객을 가장한 위반 내역 조사를 미스테리 쇼핑 기법이라고도 함), 이 지점의 펀드판매를 할 수 있는 직원은 “이러저러한 이벤트에 응모하려고 하는데, 이전에 다른 곳에서 가입한 펀드를 이동하면, 기존고객으로 쳐 주는 게 아니겠느냐”는 문의에 대해 “먼저 적금을 만드셨으므로 후에 이동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이에 재차 “그렇다면, 펀드를 이동시켜 놓고 신규가입을 하면 응모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묻자 “이 경우엔 된다”고 답했다.

다음날인 1*일, 하나은행 본점 건물의 영업부(을지로)에 내방, 문의한 결과는 이와 조금 다르다. 이때 대리급 M직원은 좀 생소하고 특이한 케이스를 문의한다는 반응을 보이며 해당 부서에 일부러 문의를 하는 수고를 통해 내용을 확인했는데 “손님이 문의한 펀드를 이동한 다음에 적금 신규 가입을 하면 응모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고 답했다. M대리는 “아울러 펀드의 경우 이동한 고객은, 우리 쪽에서 신규가입을 한 펀드 고객이 아니면, 다른 상품 가입 전이든 후든 펀드를 한 상품으로 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이 설명대로 이벤트를 설게하고 진행하면, 규약 위반이 아니라고 볼 것이다).

◆은행원마다 다른 설명

그런데 문제는 이런 본점 해당부서 확인이 매번 다르게 나온다는 데 있다. 본지 기자 중 한 명이 을지로 본점 영업부의 ‘해당부서 확인에 따르면’이라는 내용과 다른 ‘해당부서 확인 후 조사 결과’를 내놓은 것.

이 조사는 대표번호로 문의, 콜센터를 통해 확인한 것인데, 1*일 확인한 내용은 콜센터 직원은 내용이 복잡하다고 판단, 이를 알아보고 전화를 그쪽에서 주겠다고 하였으며(확인에 50분 가량 소요), 이 내용을 종합하면 “적금을 가입한 고객이 펀드 이동을 하면 응모 대상이 된다”고 하였다. 이 경우에는 녹음본을 정리해 보면, 아예 적금 상품 가입 후 펀드 이동을 해도 숫자 파악이 된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결국 황금토끼 이벤트는 펀드이동제의 좋은 취지를 몰각한 업계 규약을 위반한 상관습 파괴행보로 보인다. 더욱이, 하나은행은 은행 내부의 채널조차도 혼선을 빚으면서(내지 혼선을 가장, 일단 고객이 착각을 하고 신규 가입 등을 많이 하게끔 유도하는 것으로 의혹도 있음) 통일된 의견을 내놓지 못하는 기초가 안 된 은행으로 보이는 물의를 빚고 있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