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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선칼럼]서민의 시름 덜어줄 토끼의 지혜는...

박광선 기자 기자  2011.01.19 08: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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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신묘년(辛卯年) 벽두부터 몸과 마음이 시리다.

크리스마스부터 시작된 한파가 1년중 가장 춥다는 소한(小寒)까지 이어지면서 한반도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파는 지난 주말에 절정을 이뤘던 것 같다. 서울은 물론 부산과 울산 등 비교적 따뜻하던 영남지방 등도 한파에 몸살을 앓는 등 동장군이 기승을 부렸다. 영하 24도를 기록한 강원도 철원을 필두로 설악산과 대관령 영하 23도, 파주 22.4도, 춘천 22.1도 등 대다수 지역이 영하 20도를 넘나들었다. 뿐만 아니라 바람이 매우 강해 강원과 경기 북부지역의 체감온도는 영하 40도 이하로 떨어졌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부산은 1915년 이후 96년만에 최저기온인 영하 12도, 울산은 1967년 1월 6일 이후 44만에 가장 추운 영하 13.5도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서울 등에서는 수도계량기 동파 사고가 속출했고, 제주와 호남지역에는 도로가 통제되거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는 등 한반도 전역이 꽁꽁 얼어 붙었다.

새해 벽두부터 몰아 친 한파가 몸을 얼어 붙게 만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엎친데 덮친 겪으로 뛰는 물가와 확산일로에 있는 구제역과 AI가 마음을 시리게 하고 있다. 연초부터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고, 수백만마리의 소와 돼지를 살처분하게 만든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되면서 나라 전체가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특히 연초부터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는 물가 오름세는 우리의 마음을 타들어가게 하고 있다. 쌀처럼 가격 변동이 적은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대다수 물가가 두자리수 이상 올랐다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 국제 유류가격이 올라가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도 치솟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리터당 1600원대였던 휘발유 가격이 지난해 10월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1월 현재 전국 평균 가격이 2000원선을 넘나들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부가 물가잡기에 나섰다. 수요가 많은 농산물 16개 품목의 경우 공급물량을 1.7배 늘려 가격을 안정시키고, 목욕료와 돼지고기 등 개인서비스 품목도 중점관리에 하겠다는 것. 이와함께 공공요금 동결 등이 포함된 특별대책도 발표했다. 한 마디로 뛰는 물가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카드로 정부정책에 화답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뛰는 물가를 완벽하게 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자칫하면 이번 조치가 서민의 고통만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중은행은 각종 대출 금리를 올리게 된다. 다시 말해 대출금리가 인상되면 채무자가 부담해야 할 이자 폭이 상승하는 것이다. 따라서 저금리로 받았던 대출금리가 오르면 서민의 경제사정은 더욱 어렵게 된다.

이미 일부 금융기관에서는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CD 연동 주택대출 금리를 0.18%포인트 인상시켰고, 국민은행은 6개월 변동금리형 전세자금대출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이 전세보증대출 금리를 높이는 등 대다수 은행들이 대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몰고 올 화두는 또 있다. 가계의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작금의 부동산시장 침체현상을 심화시키는 등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가잡기가 어려운 이유는 문제는 또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다. 수입물가 상승률이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수입물가(원화 기준) 상승률(전년동월 대비)이 12.7%로 집계됐다고 밝힌바 있다. 지난 2009년 2월(18.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처럼 수입물가가 급등한 것은 원자재가 전년동월 대비 20.9%나 오른 데다 원자재 가격의 영향을 받은 중간재도 10.5% 올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원면(83.9%), 천연고무(82.7%), 철광석(82.4%), 밀(60.6%)의 오름폭은 상상을 불허할 정도. 또 원유 16.0%, 1차비철금속제품 21.3%, 1차철강제품 19.5%, 석유제품 18.8%, 화학제품 12.3% 등 대다수가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함에 따라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다. 하지만 정부나 외환당국이 추가적인 환율 하락을 용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물가 잡기가 그리 쉽지는 않아 보인다. 도화선에 불이 붙은 물가와의 전쟁을 치르기 위해 보다 과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야심차게 시작한 새해 첫달도 어언 절반을 넘어가고 있다. 고물가, 구제역, AI 등으로 인해 깊어만 가고 있는 서민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할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