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시승기] 마법사로 변신한 ‘신형 그랜저’…기대치 급부상

“명실상부 이 시대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

이용석 기자 기자  2011.01.18 19:43:4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그랜저가 달라졌다. 일명 깍두기차라고 불리던 1세대부터 5세대 신형 그랜저의 모습으로 진화되기까지 2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 세월의 흐름 속에서 그랜저는 현대차의 간판스타로서 그 위용을 항상 발산했고, 아직도 1세대 각 그랜저를 소유한 오너드라이버들은 여전히 그에 대한 예찬을 아끼지 않는다.

   
1세대 일명 각 그랜저를 시작해 5세대 신형 그랜저까지 전시된 모습.

그만큼 그랜저는 현대차가 자사를 대표하는 세단으로서 그 가치를 뽐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작품 중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3일 반얀트리에서 신형 그랜저의 신차 발표회가 열렸을 당시, 정의선 부회장이 단상에서 연구진들을 일일이 격려할 정도로 기대가 큰 것을 알 수 있었다. 양승석 사장도 인사말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탄생한 명실상부한 이 시대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대차로서 5세대 신형 그랜저는 새로운 세단의 기준을 제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차가 자부하는 신형그랜저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김해로 이동했다.

◆날렵한 맵시…젊은 감각 구석구석

이번 시승회는 현대차의 간판스타라 할 수 있는 그랜저 시승회라 감흥이 남달랐다. 파격적인 디자인 변신은 신차 발표회에서 공감할 수 있었지만, GDI엔진의 성능과 새로 장착된 최첨단 기술들을 실제로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컸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를 시작으로 아반떼와 엑센트에서 선보인 디자인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쳐’를 이번 그랜저에도 파격적으로 접목시켰다.

신차 발표회와 달리 태양 아래에서 보는 그랜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유려하면서도 품격이 넘치는 모습이다. 특히 전면은 현대차가 최근 신차들에 공통적으로 적용한 ‘헥사고날 그릴’은 아니지만,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자신감 있으면서도 선이 살이 있었다.

측면은 기존 모델보다 스포티하면서도 정제된 고급스러움이 더해졌다. 알루미늄 재질의 도어프레임은 마치 프리미엄급 수입차 같은 모습이 연출됐다.

후면부에선 기존 그랜저의 바타입 리어 콤비램프를 본뜬 LED 리어 콤비램프가 눈에 들어왔다. 주목할 만 한 것은 머플러가 차체 일체형으로 적용된 것. 뒷모습도 한층 세련된 모습이다.

   
운전자를 위한 배려가 확연히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내부.

운전석에 앉으니 비스듬히 누워있는 센터페시아부터 뒤로 갈수록 올라가는 콘솔박스 등으로 운전자를 위한 배려가 확실히 느껴졌다. 내장 소재도 상당히 공을 들인 모습이다. 고급 나파 가죽 시트부터 스웨이드 소재의 인테리어는 품격이 느껴졌다.

◆전격제트작전을 방불케 하는 ‘ASCC’ 기능

이번 시승회는 기본적인 주행성능도 중요했지만 부가적인 기능들도 꼼꼼히 테스트 해봤다. 그 중 특히 눈에 띄는 기능이 바로 ‘ASCC(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다.

기존 자동차첨단기능들은 이젠 우습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차선이탈방지 기능이나 자동주차 기능 등 수많은 첨단기능들을 체험해 봤지만, 이놈만은 못한 듯하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저절로 속도가 제어되는 것은 물론 거리 감지 반응에 의해 가속도 가능한 아주 스마트한 기능이다.

시승코스의 시작인 김해공항에서 신항만으로 진입하는 구간이 비교적 교통량이 많은 편이라 이 기능을 시험해보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정체구간에서 운전자들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을 반복해가며 피곤도가 급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ASCC를 사용할 경우 앞차가 정지하더라도 3초 안에 다시 출발하기만 하면 정지 중이던 차가 알아서 재출발을 하기 때문이다.

고속주행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고속도만 세팅해 놓은 면 속도가 알아서 조절되기 때문에 운전의 즐거움이 배가 된다. 또 끼어드는 차량이 있더라도 반응이 빨라 안전하게 속도를 감속할 수 있어 안전운전 측면에서도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하다.

다만 코너 주행시 앞차와의 거리를 계산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 왜냐하면 이 기능은 전방의 차를 주시하기 때문에 코너웍에서 대각선의 차량 속도를 감지하기에 처음 접하는 운전자들은 움찔 할 수 있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앞으로 도심을 주행하는 많은 이들에게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기능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첨단 V6 GDi 엔진…부드럽고 강하다

거가대교에 진입해서 현대차가 자랑하는 첨단 V6 GDi 엔진의 주행성능을 테스트 했다. 기본적으로 GDi 엔진이 상당한 가속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다.

   
거가대교 위를 달리며 GDi 엔진 성능을 만끽해봤다.

기존 GDi 엔진은 뛰어난 가속성능은 갖췄지만 엔진 소음이 다소 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그랜저는 이 소음 부분까지 잡은 모습이다. V6 엔진이 결합돼 정숙성도 한층 보강했기 때문에 상당한 발전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가속페달은 세단답게 오르간페달로 만들어졌다. 지그시 페달을 누르니 차체가 바닥에 붙으면서 강하게 차고 나가는 힘이 느껴진다. 풍전음도 느끼지 못할 정도다. 이정도면 상당히 조용한 주행환경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시승은 현대차의 발전을 여러모로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외관에서 점점 진화하는 ‘플루이딕 스컬프쳐’ 디자인 철학을 느낄 수 있었고, 인테리어는 감성품질을 강조한 세밀함을 경험했다. 주행성능에선 동급 차량을 뛰어넘는 정숙성과 파괴력 넘치는 힘을 체험할 수 있었다.

개인적인 취향에서 다만 아쉬운 점을 꼽으면 시트 조절기능이 너무 앞쪽으로 치우쳐 조절하는데 다소 애로사항이 있었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2011년 첫 신차 그랜저는 주목받기에 충분한 자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