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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公, 감사원 지적에도 KTX 역방향좌석 도입

박승환의원 “돈벌이 위해 승객불편 무시한 행태”

김훈기 기자 기자  2006.10.20 0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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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철도공사가 프랑스 알스톰사로부터 고속철도(TGV)를 구입할 당시 감사원이 역방향 좌석은 승객 불편이 예상된다고 지적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그대로 도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승객 편의는 무시한 채 수익성만 노린 포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박승환 의원은 20일 철도공사 국감에서 “감사원은 2002년 1월 ‘역방향 좌석이 고정돼 있고 폭이 좁은데다 회전이 되지 않아 승객 불편이 예상된다’고 경고했지만, 철도공사는 시정 권고를 묵살하고 역방향 고정좌석 차량 240량을 추가 도입(총 920량 중 680량은 감사원 지적 이전에 도입)했다”고 밝혔다.

현재 운행 중인 KTX 920량의 총 좌석수는 4만2918석이고, 역방향 좌석은 34.2%인 1만4444석이다.

개통 이후 역방향 좌석 승객들의 구토·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고, 정신과 전문의들도 어지럼증이 있는 사람은 역방향 주행시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승객 불편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역방향 좌석을 회전식으로 개량하고 향후에도 회전식 좌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철도공사는 감사원의 지적을 따를 경우 일반실 좌석이 8석 정도 줄기 때문에 승객을 많이 태우기 위해 고정식 역방향 좌석을 도입했지만, 승객 불편이 많을 경우 회전식으로 바꿀 수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김세호 전 철도청장은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새 차량을 도입하는 2006년부터 역방향 좌석을 없애도록 하겠다고 발표했고, 지난해에 ‘고속차량 역방향 좌석과 관련한 승차감 개선방안 연구’ 용역을 수행하는 등 뒤늦게 방안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박 의원이 밝힌 연구용역보고서는, 자동식 회전의자와 이어폰을 설비하는데 1284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교체에 드는 시간은 4년 정도로 예상했다.

박 의원은 “철도공사는 내부적으로 객차 내 인테리어 교체시기인 2012년부터 역방향 좌석을 순방향으로 개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결국 이 문제는 2016년에나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좁은 공간에 많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고정식 역방향 좌석을 배치한 것인데, 이는 돈벌이를 위해 승객의 안전과 불편을 무시한 행태”라며 “단기적인 안목으로 돈벌이에 급급하다가 결국 1284억원이나 되는 예산을 추가로 투입하게 됐고, 승객들은 2016년까지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순방향 좌석과 역방향 좌석은 5% 가량의 요금 차이가 있는데, 역방향 좌석을 교체할 때까지 한시적으로라도 요금을 추가 할인해 주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