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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HSBC생명, 고객센터 이색상담사례 공개

박지영 기자 기자  2011.01.13 15: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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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하루 수백가지 민원과 상품관련 문의사항을 처리해야 하는 보험사 고객지원 콜센터의 경우, 고객과 겪는 좌충우돌 상담 에피소드가 다양하다.

하나HSBC생명(대표 하상기)은 새해를 맞아 지난 1년간 고객센터 상담원들을 울리고 웃긴 ‘고객센터 에피소드 시나리오 공모전’의 우수작품들을 13일 소개했다. 

하나HSBC생명 고객지원팀 박정아 팀장은 “늘 친절한 목소리로 각계각층의 고객들을 응대해야 하는 상담원들이 겪은 현장의 애로사항을 나누고 격려하기 위해 사내공모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새해에도 접수된 보험관련 민원이 더욱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다양한 상담 서비스 프로그램을 선보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하나HSBC생명 상담원들이 공개한 이색상담사례다.

#사례1. 고객님~ 증시 공부는 너무 어려워요

민원제기가 너무 잦아 ‘특별관리’ 대상이 된 고객에게 안부차 전화를 드린 날이었다.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은 고객은 대뜸 향후 증시 전망과 주식시장 변동에 대해 정확히 알려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내가 애널리스트도 아니고, 황당하고 당혹스러운 질문이었다. 좀 더 전문적인 자료를 근거로 말씀 드리겠다며 양해를 구한 후, 한나절 넘게 증시관련 뉴스와 리포트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해서 다시 전화를 드렸다. 최근 환율등락과 연관된 주가 변화 추이를 설명 드리자 한참을 듣고 있던 고객은 “내가 원하는 답이 바로 이런 거였어요”라며 반색했다. 까칠하기로 유명했던 고객님이 “펀드 변경을 고려중인데, 대답을 회피하는 다른 상담원들과는 다르다”면서 여러 차례 칭찬을 주셨다. (최재영 상담원)

#사례2. 세상은 넓고 콜센터 세계는 좁다

민원상담 중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와 말투가 익숙해 고객 정보를 확인해 보니, 전 직장에서 악연을 가진 후배였다. 업무능력 부족으로 선배들의 혈압을 하루에도 수차례 끓어오르게 했던 일명 ‘고문관 후배’였고, 그녀의 사수가 바로 나였던 것. 만감이 교차했다. 알고 보니 그녀는 상습적으로 콜센터로 전화해 억지 불만을 제기하고 녹취록 공개를 요구하는 등 소문난 고객이었다. 그녀를 너무 잘 알고 있던 터라 우여곡절 끝에 상담은 마무리 지었지만, 그 뒤에 찾아오는 공허함은 왜일까. 참 무서운 인연에 내 자신을 뒤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최경은 상담원)

#사례3. 고객님과의 전화는 이제 그만!

햇병아리 상담원 시절, 전화를 받은 고객이 다짜고짜 욕설을 해왔다. 깜짝 놀라 확인해보니 아뿔싸! 상담 화면 귀퉁이에 ‘연락금지’라고 버젓이 적혀 있었다. 얼마 후 바쁜 상담일정에 실수로 그만 또 전화를 드리고야 말았고, 역시나 날벼락이 떨어졌다. “오, 하느님~” 그래서 이번 상담사례 공모전을 계기로, 연락금지 고객 정보에는 미리 커다란 글씨의 팝업창이 뜨도록 변경될 예정이다. 이 고객님과의 슬픈 통화는 새해부터 이제 그만! (김우정 상담원)

#사례4. 제가 외주직원이냐고요?

휴면보험금에 대해 문의를 해온 고객에게 환급금 지급 안내를 하던 중이었다. “저, 그런데 이거 외주죠?”라는 갑작스런 고객의 질문에 잠시 멍해졌다. 아직은 수습단계라 정규직은 아직 아니라고 솔직하게 말을 해야 하는 것일까? 상담원이 정규직이 아니라서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일까? 여러 생각이 맴돌아 말을 잇지 못하고 있을 때쯤, 알고 보니 고객의 질문의도는 “외주죠?”가 아닌 “(돈을) 왜 주죠?”였다. 휴면보험금의 환급이유에 대해 문의한 것이었다. 통화를 마치고 한참 동안 웃음이 났다. (정소현 상담원)

#사례5. 고객님의 마음은 상담원도 춤추게 한다

VIP 전담데스크에 있다 보면 마음이 급해 당장 책임자를 연결하라고 으름장을 놓는 고객 때문에 난감할 때가 종종 있다. 어느 날 아침, 출근해보니 책상 위에 작은 소포가 놓여져 있었다. 얼마 전에 보험만기 신청을 처리해 드렸던 고객님이 친절하고 빠른 일처리에 고맙다며 예쁜 손지갑을 선물해 온 것이다. 퇴근시간을 넘겨 오랜 시간 상담을 진행했던 분이셨는데, 아버지 같은 고객의 따스한 정성에 감동한 순간이었다. (양미연 상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