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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국에 ‘짝퉁 청춘불패’ 나온 까닭…산자이(짝퉁)는 중국의 ‘NEW 문화’

최서준 기자 기자  2011.01.12 01: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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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짝퉁하면 당신은 뭐가 생각나는가. 언제부터인가 ‘남대문’보다는 ‘중국’이라는 나라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짝퉁의 연관단어’가 아닌가.

그렇다. 중국은 누가 뭐래도 짝퉁의 파라다이즈다. 이는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왜 천국일까. 정답은 중국의 새로운 문화이기 때문이다.

전문용어로 말하면, 산자이(山寨)라고 한다. 중국에 가면 자주 듣고 보게 되는 문화 현상이다. 산자이(山寨)는 중국 내에서 짝퉁, 영어로는 이미테이션을 일컫는다.

중국 내에서 이미테이션을 통한 효자 종목은 ‘물건’들이다. 휴대폰, 카메라, mp3, 컴퓨터 등은 중국인들에게 여전히 최고의 인기 상품이다. 세세한 기능까지 진품과 거의 비슷해서 ‘짝퉁’인지 알면서도 그들은 미치고 환장한다.

그런 중국인들은 요즘 ‘짝퉁 방송’에도 환호한다. 왜냐고. 앞서 말했지만 산자이는 중국을 발전시키는 또 하나의 혁명이기 때문이다. 짝퉁 방송을 통해서 언젠가 중국의 방송 문화도 주변국들처럼 선진화될 것이라고 철떡같이 믿고 있는 것이다. 보고 따라해서 배우자, 이거다.

이미테이션 연예인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언젠가부터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주걸륜, 유덕화 등과 비슷하게 생긴 짝퉁 연예인들이 중국에선 진짜 스타보다 더욱 더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에서 ‘짝퉁 연예인’들이 마이너에서 움직이거나, 혹은 고소를 당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요약컨대 중국에서, 순수하게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산자이’는 더 이상 범죄행위가 아니다.

한국의 시각으로 봐선 ‘도대체 도무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지만 안타깝게도 산자이는 중국을 발전시키는 ‘새로운 혁명적 문화’다. 시쳇말로 재산권과 관련된 이러쿵 저러쿵 복잡하게 절차를 따지는 범죄 행위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 산둥성 TV에서 제작된 ‘우상탄생’ 그러니까 ‘짝퉁 청춘불패’에 원조 제작진과 국내 누리꾼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요즘 유행하는 개그를 빌리자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 일이다.

‘청춘불패’의 김호상 PD는 1월 방송을 시작한 ‘우상탄생’의 본방송이 ‘청춘불패’와 거의 똑같은 내용으로 방송되고 있는 것과 관련,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KBS 지적 재산권팀에 얘기 해서 경고장을 보낸 상태”라면서 “하지만 산둥성 TV 측에선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중국의 반응에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원통한 일이지만, 중국이 답변을 보내지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게 아닐까. 한국인으로서는 무척 기분이 나쁜 일이지만, 잠깐이나마 중국인의 시각에서 달리 접근해본 것이다.

어쨌든 산둥성 TV는 하루빨리 한국방송에 사과하라.

/사진=중국의 짝퉁 방송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