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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MB정부, 구제역 재난에 뮤지컬 관람…사과하라”

최서준 기자 기자  2011.01.12 00: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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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구제역 재난으로 농민들과 축산업계가 시름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일 저녁 일부 청와대 참모진과 함께 '영웅'이라는 뮤지컬을 관람한 것과 관련, “분노를 금치 못한다”면서 사과를 촉구했다.

공무원노조는 1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구제역 확산이 국가적 비상사태가 된 상황에서 동원된 공무원들이 밤낮없는 격무로 누적된 피로와 부상으로 쓰러지고 있고, 또한 구제역 현장에서 공무원들은 전무후무한 도살처분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류인플루엔자까지 확산하고 있어, 국가위기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2월 1일 안동공무원 금찬수(50)씨, 29일 영양군 김경선(37)씨가 순직한 데 이어 고령군 보건소 직원 곽석순(46, 여)씨가 과로로 쓰러져 의식불명상태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

노조는 이와 관련 “구제역이 정부의 초동대응 실패로 전국으로 확산해 120만 마리 이상의 소·돼지가 도축되면서 전국 축산농가들의 가슴이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수만 명의 공무원이 벌써 40여 일째 엄동설한에도 방역과 도살처분에 동분서주하고 있다”면서 “이런 와중에,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의 뮤지컬 관람이라니, 국정 상황을 모르는 무지의 극치를 보여준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이 대통령은 구제역 발생 후 단 한 차례도 구제역 현장을 찾지 않았다”면서 “사상 유례없는 구제역 도살처분으로 수의사들이 살아 있는 돼지 등을 생매장하는 과정에 받은 '살처분 쇼크'를 더는 견디지 못해 줄줄이 사표나 휴직신청서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 등에 근무 중인 80명의 수의사 가운데 현재 사의를 표하거나 출산을 앞당겨 휴직을 신청한 수의사가 모두 10여 명에 달하고 있고, 구제역 방역에 동원된 수 만 명의 공무원들도 전무후무한 도살처분에 심각한 환청 등으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고 있다.

이에 노조는 “이런 상황에 국정의 최고 통수권자가 자신의 할 일을 잊은 채 한가롭게 뮤지컬 관람이라니. 구제역현장에서 40여 일 밤낮으로 고통을 감내하며 더 이상의 확산을 막고 있는 공무원들에게 좌절감만 안긴 처사”라고 한탄했다.

노조는 또한 “8년 전 참여정부 초기에 유사한 일이 있었을 때 한나라당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혹독하게 맹공한 것을 어찌 잊을 수 잊게는가”라면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태풍 매미로 수해손해를 입고 있을 때 뮤지컬 관람했다는 이유로 한나라당으로부터 혹독했던 비난을 받은 점에서 과연 이번 이 대통령의 뮤지컬 관람에 대해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국민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마지막으로 “MB정부는 한가롭게 뮤지컬을 관람할 때가 아니라 도살처분이 아닌 다른 방역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공무원노조는 농민들에게 구제역의 책임을 전가하며, 대책 없는 도살처분으로 일관하고 있는 MB정부의 구제역 대책을 믿을 수 없다. 신속하고 농가의 피해를 줄이는 방역대책 수립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