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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중국에 ‘짝퉁 청춘불패’ 떴다…산자이(山寨) 문화 때문인가?

최서준 기자 기자  2011.01.11 16: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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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른바 ‘짝퉁’을 일컫는 산자이(山寨) 문화가 한국인의 심기를 또 건드렸다.

중국 산둥성 TV에서 제작된 ‘짝퉁 청춘불패’에 원조 제작진과 국내 누리꾼들이 단단히 뿔난 것.

‘청춘불패’의 김호상 PD는 1월 방송을 시작한 ‘우상탄생’의 본방송이 ‘청춘불패’와 거의 똑같은 내용으로 방송되고 있는 것과 관련,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팬들의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완전히 복사 수준”이라고 황당해했다.

그는 “출연자만 바뀌었을 뿐, 아이템과 프로그램의 진행 과정이 똑같았다”면서 “이른 아침에 멤버들을 깨워서 동네 어른들에 인사하는 과정, 장기자랑을 하는 장면, 멤버들이 모여서 전화하면서 우는 모습 등이 완전히 똑같았다”고 어처구니 없어 했다.

그는 그러면서 “KBS 지적 재산권팀에 얘기 해서 경고장을 보낸 상태”라면서 “하지만 산둥성 TV 측에선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중국의 반응에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이 정도면 막무가내인 것 같다”면서 “차후엔 재차 경고장을 보내거나 중국 현지 사무소를 통해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BS 측은 앞서 지난해 12월 “산둥성 TV ‘우상탄생’의 예고편이 ‘청춘불패’와 매우 흡사하다”며 “차후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의 해당방송사는 한국방송의 경고를 사실상 무시하고 멋대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셈이다.

누리꾼들은 “중국방송, 이쯤되면 막가자는거지요?” “중국이 한국을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등 불쾌한 반응 일색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표절하는 이유에 대해 ‘산자이 문화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의 독특한 짝퉁문화를 지칭하는 ‘산자이’는 우리 말로 ‘산채(山寨.짝퉁을 일컫는 말)로서 ’도둑의 소굴‘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통째로 베끼거나 표절한다는 뜻을 비롯해 짝퉁, 모조품, 복제품, 유사품 등의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다만 중국이 자랑(?)하는 ‘산자이’의 특성은 대충 비슷하게 외형만 모방하는 게 아니라 거의 진품에 가깝게 만들어 낸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진짜보다 더 ‘가치가 있게’ 뭐든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짝퉁문화가 생겨났을 때 자국 내에서 비판적이던 여론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정적’에서 ‘긍정적’인 의미로 자리매김하는 추세이고, 실제 산자이는 ‘모방을 통한 혁신’이라는 의미로 중국인들은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짝퉁에 대해 한국인들을 비롯, 피해를 당한 당사자들이 억울해하더라도, 정작 중국인 당사자들은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고 ‘당연지사’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당초 가방과 시계 등 명품 제품에 대한 ‘따라잡기’를 시도했던 중국이 최근 들어 TV 프로그램까지 그 영역을 확장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중국은 현재 자국 내 인기 프로그램까지 그대로 모방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을 정도로 ‘짝퉁’ 열풍이 한창이다.

그런 중국이 한국의 ‘청춘불패’의 인기에 힘입어, 산둥성 티브이 시청자들을 잡아보겠다는 심산을 보이는 것은 그들에겐 어려운 고민이 아니다.

중국은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벼락스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 법적으로 카운터 펀치를 맞더라도 ‘모험’을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물론 ‘광고수입’도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표절 시비 논란에도 불구하고 해외의 유명 프로그램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현상이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진=산둥성 TV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