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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승유 하나금융회장의 국회 방문을 보며

임혜현 기자 기자  2011.01.11 10: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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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가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회장이 지난 연말 금융감독기관들을 피감대상으로 하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회의원들(민주당 소속)을 만나 자료를 제시하면서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키려 노력했다고 한다.

25장 분량의 문서에는 외환은행 인수대금(주당 1만4250원) 외에 론스타에 지급하기로 한 배당금(주당 850원)에 대한 해명이 주로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월 외환은행에 대해 정밀실사를 했으며 지난 2006년 주당 1000원 배당한 사례와 비교해 배당을 주당 850원으로 책정했다는 게 문건의 골자다. 자금 조달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선 곧 전략적 투자자 명단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약속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가 국회를 직접 방문해 특정 사안에 대해 해명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물론 김 회장은 평소에도 부지런한 업무추진과 열성적 태도로 잘 알려져 있으니 이러한 ‘찾아가는 브리핑’에 색안경을 끼지 말고 순수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기본적으로는 생각한다. 하나금융그룹에서 운영하는 자립형사립고인 하나고등학교의 건립 과정에서도 몸소 건설 현장에 여러 번 나가볼 정도로 현장을 중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하나금융그룹이 단자사에서 은행으로, 또 여러 차례 타은행과 M&A를 성사시키는 데 산증인 격인 인물이다.

그러나 김 회장의 국회 행보는 과거 국회 출석 요구 불응 사건 등을 비교해 본다면 결코 긍정적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부기해 놓으려고 한다.

2004년 2월 불법 대선자금 관련 국회 법사회 청문회가 열렸는데, 당시 하나은행의 행장으로 재직 중이던 김 회장은 출석거부 의사 3인방에 이름을 올렸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1300억 CD 여권 유입설’과 관련돼 있는 김 회장(당시 하나은행장)과 썬앤문 의혹에 관련돼 있는 것으로 거론됐던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이때는 산업은행장이 아니라 한국은행과 동급으로 총재 직함), ‘민경찬 펀드’ 의혹의 주인공 민경찬 씨 등이 나란히 출석 거부의사를 밝혀 권위조차 서지 않는 청문회라는 지적이 일었다.

미소금융재단 이사장을 겸하던 2009년에도 김 회장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지정됐으나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당시 김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수행을 해서 불가피했다는 설명을 내놨는데, 고려대 동기인 대통령을 들먹이면서 위세를 부린 것이라는 비판은 지나치다 하더라도, 대통령 수행이 국
   
 
감 출석보다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음을 방증하는 발언으로 해석하는 데엔 부족함이 없다.

이런 김 회장이 찾아가는 브리핑까지 했다는 점은 따라서, 사안의 중차대함과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는 하나, 만점을 주기는 어렵다. 더욱이 국회에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 하는 문제를 그야말로 마음대로 택하는 김 회장의 브리핑에 의원들이 감동했을 리는 만무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