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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옵션만기, 11·11사태와 닮은꼴

외국인, 환율하락으로 차익잔고 청산 가능성 열려있어

박중선 기자 기자  2011.01.11 10: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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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단기과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숨 가쁘게 등정을 이어오던 코스피가 1월 옵션만기일을 기점으로 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원화강세에 따른 채권약세흐름이 지난 11·11 옵션만기 충격과 유사한 상황이라는 점과 지난해 배당을 노린 물량의 청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이번주 옵션만기일 매도우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교보증권 김동하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1월은 배당 관련 차익거래 청산이 나타나는 시기로 과거 10년 간 1월 차익거래의 매도 우위 확률은 80%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번 달 옵션 만기일을 통해 배당 관련 물량이 일정 부분 청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1월은 매년 연말에 배당을 받기 위한 주식 매수가 많아지고, 연초에 배당권리 소멸에 따라 청산이 많다.
   
월별 차익거래 순매수와 코스피지수(1월에는 차익거래 매도 우위), 출처는 한국거래소·유진투자증권.

◆환율하락으로 환차익 확보한 외국인이 ‘매물 출회 주범’

이러한 차익거래의 1월 효과는 올해도 반복될 공산이 크다. 이는 지난 달 배당을 목적으로한 차익 매수가 상당부분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동시만기 이후 유입된 차익매수는 8600억원으로 외국인과 증권 그리고 보험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이 가운데 자기매매로 유입된 물량의 규모는 2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기관보다는 최근 환율 하락으로 환차익을 확보한 외국인이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외국인들의 경우 지난 11월 옵션만기 쇼크 이후 차익거래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는 했지만, 12월 이후 원·달러 환율 상승과 시장 베이시스 확대를 이용해 8000억원 가량의 매수차익 잔고를 누적했다. 따라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시 1120원대 초반으로 하락하면서 시장 ‘베이시스+배당+환차익 수익’을 확보한 외국인들의 차익잔고 청산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태다.

IBK투자증권 김현준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의 경우에는 대규모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환율 하락으로 12월 이후 유입된 8000억원 규모의 외국인 매수차익잔고가 환차익을 확보했기 때문에 매물 출회의 주범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공모형 인덱스펀드의 설정액 규모가 지난 2006년 이후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12월에 배당투자를 노리고 들어오는 투자자는 대부분 국내 인덱스 펀드다.

유진투자증권 강송철 연구원은 “인덱스펀드 자산 내 주식비중은 지난 2007~2010년 1월 직전 12월 평균 -5%~-7% 하락했다”며 “올해 3일까지 국내 인덱스펀드 총자산 평가액이 10조5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비중 감소는 5000억~7000억원 가량의 차익거래 순매도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만기일 이후도 1월 프로그램 매도 우위 가능성 ↑

옵션 만기일에 청산 규모에 따라 시장의 충격 강도가 결정된다. 이는 지난 옵션만기 충격으로 이미 학습한 바 있다. 작년 1월 차익거래와 코스피 지수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던 점도 이를 뒷받침 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연초 큰 폭의 차익거래 청산이 시장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강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작년 9월 이후 연속된 상승으로 기술적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고, 지난 12월 중 가파른 지수상승에 1조5000억원이 넘는 차익거래 순매수 유입이 일조한 부분도 있어 1월 매도 청산에 따른 반작용 효과를 키울 수 있다”며 “연초 시장의 추가 상승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영증권 한주성 연구원은 “만기일 이후에도 1월의 프로그램 수급은 매도 우위로 집계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5년간 평균적인 수준을 볼 때 1조원 가량의 규모가 청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이번 1월 옵션만기를 기점으로 증시는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추후 지수 방향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