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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디어빅뱅…‘능동적 비판’ 필요한 때

나원재 기자 기자  2011.01.10 15: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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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해가 한풀 꺾인 늦은 오후, 동네 아주머니들이 골목길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엄마 친구 아들, 일명 ‘엄친아’ 얘기는 물론일 것이며, 그 집 누가 어쨌다는 얘기, 시장 어느 상점이 바가지를 씌운다는 등 화제만 있다면 얘기는 금세 끊이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이런 화제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저녁시간 식탁에 된장찌개를 놓고 가족 간에 하루 일과를 오순도순 얘기할 때 각자 이야기보따리에서 흥미로운 얘기를 꺼내놓을 것이다. 동네 아주머니 얘기들은 물론, 각자의 해석에 따른 재구성도 가능하며, 대화와 비판도 가감 없이 오간다.

‘종합편성(이하 종편)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 승인 대상법인’이 지난해 말 세간의 관심에 부응하며 밑그림을 완성했다. 시청자들의 리모컨 움직이는 손놀림은 더욱 바빠지게 됐다.

기자는 종편 채널 확대를 ‘대화 채널의 확대’로 해석하고 싶다. 이런저런 얘기들이 방송 미디어를 통해 보다 많이 흘러나올 것임은 분명한데, 여기서 방송사 정보가 결코 능동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주목하고 싶다. 이런 점에서 걱정스럽다. 방송사들 각자의 해석에 따른 재구성된 내용이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될 것이다.

이런 저런 우려 속에서도 어쨌건 종편 사업자로 선정된 매체들은 방송시장의 활성화를 전망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선정된 사업자들이 무리한 특혜를 요구하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당분간 이런저런 논쟁은 끊이지 않겠지만, 미디어빅뱅은 곧 닥칠 미래이자 이미 진행중인 현실이다.

기자는 시청자들의 능동적인 대화와 비판적인 시각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 도래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당장 방송통신위원회가 규제 완화를 논의 중인 의약과 생수 등 일정 기간 종편사업자에만 우선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비대칭 규제’의 가부 결정에 따른 일부 편향적인 정보 전달부터가 우려스럽다.

   
 
더욱이 미디어 업계가 우려하는 일부 사업자들의 편향적인 정치적 행보가 시청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란 의문에도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물론, 케이블TV 등 수많은 채널이 존재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방송사가 제공하는 내용은 오락 위주의 정보를 배제한, 그야말로 세간의 화제를 정확한 시선으로 꿰뚫는 언론의 순기능에 대한 우려 바로 그것이다.

미디어 업계의 일개 종사자로서 이러한 근심걱정이 가득하다는 것은 다소 모순되게 비춰질 수 있겠지만 업계, 그리고 시청자 모두를 위한 소박한 목소리로 봐줬으면 하는 바람도 슬쩍 얹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