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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A380 '회항공항 없이' 강행 우려

'공항개발계획'에 A380 내용 없어…대한항공 8년째 "협의중" 되풀이

전훈식 기자 기자  2011.01.06 15: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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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하늘 위 특급호텔’로 불리는 에어버스사의 A380 항공기가 오는 5월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운항된다. 도입 주체인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시장에 새 바람이 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준비 부족’ 논란이 예상된다. 기상이변이나 비상사태 시 이 기종이 회항할 국내 공항이 마땅찮다. 큰 덩치 때문이다. 인천·김포공항을 제외하면 일본이나 중국의 공항을 이용해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이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일 때마다 정부 당국과 협의중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같은 답을 되풀이 한지 벌써 8년. 하지만 지난 4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 전문 66페이지엔 A380과 관련한 내용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대한항공에게 ‘회항공항 마련 계획’ 따위는 안중에 없는 것일까. 

국토부는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확정해 지난 4일 발표했다. 육상교통망의 지속적인 발달로 내륙 수요는 정체 내지 감소하는 반면, 항공수요 예측결과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공항 육성을 위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공항계발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이다.

이번 계획기간 동안 공항개발 투자금액은 총 2조13억원으로 최소화될 예정이며 이중 인천공항 3단계 건설 사업에 1조7999억원(89.9%)을 지원할 계획이다. 인천공항 2단계 확장사업이었던 제3차 계획당시 4조4000억원이 들어갔던 것에 비해 많은 금액이 줄었다.

이번 계획에는 인천공항이 장래 항공 수요에 대한 3단계 시설 적기 확충과 운영 효율화, 공항복합도시 계발 등을 통해 허브기능 공고화를 추진한다. 또 6개 거점 공항(김포·청주·무안·김해·대구·제주)에 집중하고 국제선 역량 강화로 권역의 국제교류를 지원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그 밖의 공항은 필수 안전시설 보강을 중심으로 투자하게 되며 수요가 감소하는 지방공항들에 대해서는 신규 투자를 최소화하며 부정기선 및 LCC와 중·소형 항공기 취할 활성화를 유도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오는 5월 도입 예정인 대한항공의 A380 항공기.
◆A380 항공기 대체공항 내용 없어

대한항공이 야심차게 준비한 A380 항공기는 오는 5월부터, 2014년까지 총 10대가 도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공항 중에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제외하고는 이·착륙이 가능한 공항이 없다는 결과가 한국공항공사와 국토부로부터 발표돼 문제제기 된 적이 있다.

대한항공 측은 지난해 A380 관련 통화에서 “국토부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로 해결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공항개발 계획’ 전문 66페이지 분석 결과 A380항공기 대체공항에 대한 대책은 없었다. 활주로 연장의 타당 여부를 조사할 예정인 청주공항은 중부권 거점공항으로 LCC국제선을 유치하기 위한 계획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에 포함된 청주공항 활주로 연장 조사는 대한항공과 지역 관계자들의 요청으로 조사가 들어갈 예정이지만 A380 항공기와는 무관하다”며 “현재 청주공항에는 747과 737정도의 항공기가 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청주항공 활주로 연장은 A380 항공기와 같은 F급 초대형 항공기를 위한 개선이 아닌 화물기 정도가 이·착륙이 가능한 정도만 확대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회항공항과 관련, 공항안전 담당자는 “예전과 달리 국토부는 단순히 대체공항으로 적합여부만 확인한다”며 “미리 항공사 측에서 대체공항을 지정해야 관련 항공공사가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사비용과 관련해 한국공항공사 토목과에서는 “항공사 측에서 한 공항을 선정해 활주로 연장 등 승인받기 위한 공사를 요청할 경우 국고나 공항운영자가 부담을 짓게 된다”고 말해 항공사의 비용부담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항공사 측은 미리 회항공항을 지정해 관련공항 운영자에게 요청을 하면 된다. 그런 이후에 지정된 관련공항 운영자는 국토부나 지자체에 요청하면 활주로 확대 등의 공사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할 말이 없다”

하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대한항공은 8년째 국토부와 조율 중으로 알려졌으며 아직은 일본과 중국공항을 대체공항으로만 선정한 상태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입장 표명을 정확히 하고 있지 않다. “할 말이 없다”라고만 일관하고 있어 국내 회항공항 선정 가능성은 불투명해 보인다.

한편, 오는 2014년부터 A380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아시아나 측은 “현재 747기종 이·착륙이 가능한 국내 공항을 대체공항으로 추진 중”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에 에미레이트항공이 A380 기종을 운항하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적절한 조치가 없는 점은 문제가 시급하다”며 “신기종 비행기 도입으로 명품서비스를 운운하기 이전 만반의 준비를 마치는 것이 순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