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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통큰 자동차'는 언제쯤 나올까?

신승영 기자 기자  2011.01.06 10: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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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롯데마트가 선보인 ‘통큰치킨’은 불과 일주일이란 짧은 시간에도 사회 전반적으로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대기업과 영세상인 간 대립으로 시작해 정치권까지 나서 마무리된 이번 갈등은 골리앗의 패배로 끝난 듯 보였지만, ‘소비자 권리’라는 새로운 화두를 남겼다.

직업병일 수도 있겠지만, 통큰치킨을 접하는 순간 머릿속에서 떠오른 것은 바로 인도 타타(Tata)의 나노다.

지난 2008년 공개된 나노는 10만루피(약 250만원)대 초저가 자동차다. 실제로 시중에 판매되는 모델은 12만루피(약 300만원)지만 여전히 싸다. 600㏄급 엔진에 와이퍼도 한 개며, 라디오와 에어컨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파워핸들은 물론 에어백도 없어 안전을 장담할 수 없지만 인도시장 활성화의 촉매역할을 톡톡히 했다.

나노 이후 현지메이커들은 물론 닛산 마치, 토요타 에티오스, GM 시보레 비트, 포트 피고, 혼다 브리오 등 글로벌메이커들도 저가소형차를 선보였다. 이 같은 현상은 인도뿐만 아니라 중국, 브라질을 필두로 한 신흥시장과 유럽, 중국, 일본과 같은 선진시장에서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전혀 상반된 추세다. 최근 1년 이내 출시된 국산 경·소형차들은 최첨단 편의 및 안전장치를 탑재하며 기존 모델들보다 적게는 150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이제 1000만원을 들여 국산 신차를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기업의 측면에서는 소품종 대량생산을 통해 전체 생산비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운전자 및 탑승자가 사용하지 않는 옵션을 기본 장착해가며 가격을 올리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과 같다.

기업의 이미지는 후원과 봉사활동으로만 향상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고품질 제품을 적정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국산차의 비중이 90%에 달하는 한국에서 국내소비자만 ‘선택의 즐거움’에 소외된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