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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화순군 지역사회 갈등 심화...선거법 위반에 횡령의혹까지

장철호 기자 기자  2011.01.04 1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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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완준 화순군수의 선거법위반 대법원 확정판결을 앞두고 증인으로 채택된 군 체육회 정 모 전 사무국장이 횡령의혹에 휘말리면서 지역사회 분열이 표면화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이전투구 양상은 정치권에서 지역민들에게까지 옮겨 붙어 여기저기서 허위.비방이 난무하고 성명.진정서로 맞대응하는 등 '이쯤되면 막가자'는 분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순군의 정치적 배경은 쉽게 이해할 수 없다. 역대 군수들이 선거법 위반으로 줄줄이 낙마하고 친인척이 그 자리를 메꿔왔다. 때문에 군민들이 이원화되고, 우리편 네편으로 나눠어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전완준 군수는 1심 재판에서 무죄판결에 이어 2심에서 당선무효형이 선고되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남겨놓고 있다. 화순군에서는 최근 '전 군수의 대법원 판결을 조속히 해달라는 연판장'이 나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전 군수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정 전 군 체육회 사무국장에 대한 횡령의혹이 제기되면서, 군은 정 씨를 광주지검에 고소했다. 이어 군 체육회가 나서 정 씨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역 정가에선 정 씨가 전 군수의 재판과정에서 불리한 증언을 한데 대한 보복 심리로 검찰에 고소했다는 여론이 팽배하고, 전 군수의 재판 속결 연판장 사건도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상대측 정치인이 꾸몄을 것이란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화순군에선 '군수.체육회사무국장 구속설', '4월 보궐선거설', '특정 후보의 배후 조정설' 등이 끈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한쪽에선 '허위.음해사실 유포설', '민주당 당원 입당설' 등 출처를 알 수 없는 유언비어들이 무차별 살포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평검사와의 대화에서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지요"라는 말로 심경을 표현했다. 화순군민들이 보기엔 화순 정치의 현실이 이와 별반 다를 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정치 무관심이 화순군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드라마 대물에서 서혜림(고현정 분) 대통령은 국민들의 정치 무관심을 경계했다.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회초리를 들어줘야만 정치가 발전하고, 우리 사회도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누구의 말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군민들이 독수리 같은 눈으로 감시하고, 판단해야 한다. 군민들의 정치 관심이 화순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이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