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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추운者 '우리금융, 당신입니다'

훈훈한 현수막, 하지만 "당신들보다 추운 사람 있겠느냐" 빈축

임혜현 기자 기자  2010.12.31 10: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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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금융그룹이 '나눔'에 관한 대형 현수막을 내걸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연말 현재 우리금융그룹은 서울 회현동 본사 건물에 "내가 지금 추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추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이 이렇게 회현동 본사에 대형 현수막을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좋은 문구를 장식한 현수막으로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 한편 우리금융그룹은 특히 자신들의 상황과 묘하게 중첩되는 묘한 작법으로도 눈길을 끈 바 있다. 지난 봄에는 봄이 언제 오는가를 갈구하는 내용을 걸어, 민영화의 봄을 원하는 간절함을 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우리금융 사회공헌 활동, 임직원 자발적 참여가 포인트
   
나보다 추운 자를 생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우리금융그룹 현수막. 하지만 민영화 중단에 이어 이같은 상황에 임단협 결렬로 인한 투쟁 선언을 하는 노조를 끌어안고 있는 내우외환을 겪는 우리금융그룹 이상으로 추운 금융기관은 아마 없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이렇게 현수막을 제시하는 정도가 아니라 자체적으로도 실질적 봉사를 펼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의 사회공헌 활동은 임직원의 자발적인 자원봉사 활동과 더불와 시민들과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자는 의식을 갖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이팔성 회장과 임직원들이 서울 신당동에 있는 유락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외롭게 지내는 노인들과 다문화 여성 30여명을 초청해 시간을 함께 하는 등 고위급 인사들이 솔선하여 나서는 것도 감동을 준다는 평가다.

◆민영화는 좌초, 직원들은 월급 타령만

이같은 사정은 빠른 '민영화 매듭 처리'를 통해 국민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우리금융그룹의 위치에도 어느 정도 기인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이처럼 냉정히 평하기 보다는 자체적으로도 PF 관련 부실대출 증가세 등 각종 어려움에도 사회공헌에 나서는 모습이 신선하다는 평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이 우리금융그룹이 노력하고 있는 와중에도 민영화 문제가 흥행성 저하로 인해 결국 '일시중단' 상황에 돌입했으며, 노조원들은 30일 아침부터 본사 로비에서 갈등 양상을 표출하고 구내 곳곳에 임금 협상 등 결렬로 인한 투쟁 불가피론을 설파하는 등 내우외환은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하나금융에 인수당하면서 묘한 위치에 놓이게 될 외환은행(현재 외은 노조는 잘못된 인수합병 추진이라며 강력히 반발하며 추위 속에 길거리 투쟁을 하고 있는 중이다) 등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현재 가장 추운 사람은 우리금융그룹 자신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현수막은 안쓰러움마저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