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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3세 젊은 우먼파워, ‘종횡무진’ 한해

삼성가 3세 경영핵심 진입, 한진가 등도 3세 임원 등극

나원재 기자 기자  2010.12.30 15: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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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다사다난했던 경인년(庚寅年), 재계 젊은 우먼파워의 진일보가 돋보였다. 이들 여풍(女風)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 많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삼성가와 한진가의 3세경영 전면 배치가 특히 눈에 띈다. 이른바 ‘로열패밀리’ 여성들이 속속 경영 핵심으로 진입하고 있는데, 실력이 만만찮다는 평가가 많다. 올 한해 재계 우먼파워의 성장 행보를 정리했다.

올 한해 재계 우먼파워의 핵심은 단연 삼성가. 삼성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사장 승진도 이슈지만, 이부진-서현 자매의 승진은 상승 가도를 이어가고 있는 재계 우먼파워의 핵심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한진가 조현아-현민 자매도 장남 조원태 전무와 함께 한진이 3세경영을 본격화 했다는 평가를 이끌고 있다. 범LG가의 구지은 아워홈 상무의 전무 승진도 눈길을 끈다.

이들의 일보 전진은 경영능력 검증을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또 한 번의 거센 여풍을 기대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재계 속 또 다른 우먼파워들의 위상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삼성·한진가 3세경영 전면배치

삼성가 이부진-서현 자매의 승진은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 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부분으로 평가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승진과 함께 삼성의 3세경영이 완성형에 한 걸음 더 다가갔기 때문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41)의 승진은 호텔신라와 삼성에버랜드의 수익성 개선 등 사업구조를 고도화시켰고, 앞으로 호텔신라의 글로벌 일류화를 추진함과 동시에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과 삼성물산 고문을 겸하며 관련 사업의 시너지를 제고할 것이란 기대가 뒤따른다.

이 사장의 경영스타일은 한 마디로 ‘완벽형’으로, 승부사적 기질이 있다는 게 재계의 시선이다. 이 사장은 지난 2001년부터 호텔신라 경영전략 업무를 담당하며 전문성과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괄목할만한 경영 성적을 갱신해왔다.

일례로, 이 사장은 최근 호텔롯데와의 루이비통 인천공한 면세점 유치 경쟁에서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 성공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이끌기도 했다.

취임식 전 성과주의 원칙을 바탕으로 한 임원급 인사의 적재적소 배치 또한 이 사장의 경영스타일이 십분 묻어났다고 회자되고 있다.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38)의 이번 승진도 재계 우먼파워에 힘을 실은 모양새다. 잘 알려졌듯이 이 부사장은 경영능력에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제일모직 상무 시절부터 패션부문 기획담당 임원으로, 브랜드 영역을 신사복 중심에서 여성복과 캐주얼로 넓혀왔다.

앞서 이 부사장은 지난 2009년 말 제일기획에서 기획을 담당하는 등 입지를 넓혀왔다.

이 부사장의 경영스타일은 한 마디로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장형’으로, 패션 및 디자인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를 바탕으로 패션사업을 주도해왔다.

부드러우면서도 차분한 성격으로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등 ‘스킨십’ 경영도 이 부사장의 향후 행보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다사다난했던 경인년(庚寅年), 재계 젊은 우먼파워의 진일보가 돋보였다. 사진 좌측부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 정유경 신세계그룹 부사장,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
한진가 우먼파워도 본격적인 3세경영에 신호탄을 울렸다. 올해 인사에서 조양호 회장의 막내 딸 조현민 팀장(27)은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상무보로 승진, 장남 조원태 전무(34), 장녀 조현아 전무(36)와 함께 그룹 내 지위를 강화했다.

조 상무보는 현재 대한항공, 진에어에서 광고·마케팅을 총괄하는 등 업무에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 회장의 경영능력 검증에 따른 배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언니 조현아 전무의 경우, 이번 인사에서 기내식사업본부장 겸 호텔사업본부장에서 객실승무본부장도 겸하게 돼 기내 객실관련 전 부분을 담당하게 됐다.

◆범LG가 여풍도 거세

범LG가의 우먼파워도 올해 주목할 대목으로 손꼽힌다. 주인공은 이달 아워홈 글로벌유통사업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구지은 전무(43). 구 전무는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3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3녀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 이숙희씨가 모친이다.

구 전무가 재계 우먼파워 대열에 당당한 이유는 범LG가의 여성 경영인이 보기 드물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 전무의 이번 승진의 배경에는 매출 1조원 달성에 공헌한 바가 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 전무는 이부진 사장과의 고종사촌 관계로, 아워홈과 에버랜드 간 단체급식 시장을 둘러싼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어 이목은 더욱 집중되고 있다.

구 전무 또한 이부진 사장의 승부사 기질만큼 강한 리더십으로 신규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전무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 삼성인력개발원과 왓슨 와야트 코리아 수석컨설턴트를 거쳐 지난 2004년 아워홈 구매물류사업부장으로 입사했다.

◆다음 여풍의 주역은 바로 ‘나’

한편, 올해 승진자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재계 우먼파워를 논하기에 간과해서는 안 될 인물도 있다.

지난해 승진한 정유경 신세계그룹 부사장(39)은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프로젝트부터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오픈 당시 정 부사장은 앞서 각지의 대표적인 쇼핑몰을 돌며 사전 조사를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또, 백화점 동관 정문의 디자인만 10번 바꿨을 정도로 완벽함을 추구하는 정 부사장은 현재 백화점 내 콘셉트에 대한 전략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34)는 올해 현대그룹 인사 임원명단에서 제외돼 부사장 승진은 이루지 못했지만 경영 일선에서 능력을 차곡차곡 쌓고 있는 중이다.

정 전무는 지난 2004년 사원으로 현대상선에 입사, 이후 3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으며, 지난해 1월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 현대상선의 사장실장 자리에 오르며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고 있다.

현재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전이 법적공방으로 이어지는 등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북사업을 비롯한 일련의 경험은 정 전무의 경영능력에 보탬이 될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현정담 동양매직 상무(77)는 지난 2006년 10월 동양매직에 차장으로 입사, 이후 1년 만인 2007년 마케팅 실장과 2009년 초 상무보로 초고속 승진을 거쳐 이달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동양매직 입사 후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초고속 승진을 이끌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