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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S로 카드사고 예방은 좋은데…

평소이용시간 아닌 때 카드쓰면 ‘확인전화’…안받으면 일시정지처리

전남주 기자 기자  2010.12.29 16: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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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30대 회사원 이광원(가명)씨는 최근 인천광역시에서 회의를 마치고 업체 관계자들과 회식을 했다. 이들과 어울리고 헤어진 시각은 새벽2시경. 자가용이 없던 이씨는 택시를 잡아탔고, 서울 집까지 5만원이 넘는 요금을 삼성카드로 결제했다. 이씨가 카드로 결제한 시각은 새벽 3시30분이었다.

조금 뒤 삼성카드 콜센터에서 이씨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하지만 술에 취해있고 피곤했던터라 이씨는 전화를 무시하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같은 날 아침 출근길에 그는 다시 걸려온 콜센터의 전화를 받았다. 직원은 이씨에게 “평소에 고객님께서 사용하는 시간대가 아닌 시각에 카드결제가 이뤄져 의심이 들어 바로 전화를 드렸습니다”라고 말했다.

고객이 평소에 이용하지 않던 시간대에 카드사용이 이뤄졌으니 카드사에서는 카드분실로 인한 사고발생 확인 유무 차원에서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이 직원은 “어제 고객님께서 전화를 안 받으셔서 즉시 카드사용 중지를 발동했다”면서 “카드분실로 인해 타인이 불법으로 사용한 것이 아닌 만큼 카드사용 중지를 바로 해지하겠다”고 말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카드사용량이 급증하고 사고량 또한 많아지고 있다. 이 시기에 카드사들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위기상황 대처를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이 같은 ‘부당청구관리시스템(FDS: Fraud Detection System)’을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많이 도입했다. 초기에는 승인 건에 대해 수기로 작성을 해 데이터를 모았지만 IT가 급속도로 발전한 2000년대 들어서는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졌다.

FDS는 신용카드 도난·분실·위조·복제 등 부정한 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금융감시장치다. FDS는 신용카드 손실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정보와 사용습관을 기초로 한 사실 자료를 인공지능망에 적용, 점수화함으로써 도난·분실에 의한 신용카드 사기거래를 승인단계에서 검출하고 지속적인 고객데이터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카드사들이 구축한 FDS는 고객의 거주지, 사용액, 사용시간 등과 다양한 IT시스템에서 추출된 데이터를 과학적 통계 기법으로 통합 적용해 청구된 카드 건에 대해 실시간 감시한다.

따라서 기존 승인처리 과정에서의 부당청구 적발 단계를 고도화해 ‘사후 처리’보다 ‘사전 차단’의 비중을 늘린 것이 특징이다.

카드사들은 리스크 관리의 선진화 기반 구축과 함께 자동화된 시스템, 조사 프로세스 등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게 됐다.

단국대 경영대학원 신용카드학과 이보우 교수는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의 카드로 부산에서 결제 승인 요청이 나왔다고 해도 여행을 간 경우가 있다”며 “이런 변수가 많아 카드사들은 모니터링을 통해 최종적인 통화로 부당결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카드사의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도 불구하고 불쾌감을 느끼는 고객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감시 당하는 느낌을 받은 고객들은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한다”면서 “특히 유흥 등에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민감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신한카드, 현대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는 물론 KB카드, 외환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도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