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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낙서범 화제…경찰 “기분 좋은 범인은 처음이었다”

최서준 기자 기자  2010.12.29 15: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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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온 동네의 담벼락에 낙서를 하다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한 꼬마 아이의 이야기가 화제다.

29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경기 가평군 현리의 한 마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8살 초등학생 K군은 매일같이 마을 곳곳의 남의 집 담벼락에 ‘최XX’이라는 이름 석자를 젓으며 이른바 ‘도배 낙서’를 했다.

‘성난’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은 탐문수사에 이어 잠복수사까지 펼쳤고 끝내 용의자를 붙잡았는데, 범인은 다름 아닌 마을에 살고 있던 한 꼬마 소년이었던 것.

경찰은 이 어린 아이를 붙잡아 수사에 들어갔으나 끝내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이유인즉, 병든 엄마의 이름을 벽에 적어 놓으면 친구들이 엄마의 이름을 부르게 되고 엄마는 그 소리를 들으며 힘을 내서 ‘병에서 나을 것’이라는 게 이 소년의 설명이었기 때문.

그래서 경찰관들은 그 소년을 혼을 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아이에게 “괜찮다”며 용기를 심어줬고, 심지어 낙서까지 허락했다.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이 이야기는 지난해 일어났던 실화로 지난 3일 수서경찰서 성과경진대회에서 에니메이션으로 방영돼 훈훈한 감동의 사례로 일선 경찰에 확산되고 있다.

실제 아이를 만났던 윤병건 순경(당시 가평서 소속)은 “경찰 생활 중 그렇게 기분 좋은 범인은 처음”이라며 “당시 연락처와 인적사항을 묻지 못하고 돌려보낸 게 마음에 걸린다”고 말한 것으로 <서울신문>은 전했다.

/사진=관련 동영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