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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쥐식빵’ 사건, SPC의 대처를 보며

조민경 기자 기자  2010.12.29 10:3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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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22일 파리바게뜨 통밤식빵에서 쥐 추정 이물 발견과 관련해 진위 여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보통의 경우 제품에서 이물이 발견되면 소비자는 해당 업체에 이물 신고를 한다. 그러나 통밤식빵에서 쥐 추정 이물질을 발견한 소비자는 업체에 신고하는 대신 타인명의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과 사진을 게시했다.

이에 SPC 측은 23일 오전 인터넷을 통해 해당 사건을 접하고 게시글을 올린 소비자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접촉하지 못했다. 소비자와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쥐 식빵’과 관련한 게시글과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일파만파로 퍼지자 SPC는 언론을 대상으로 회사 공식입장을 밝히는 브리핑을 열었다.

이날 브리핑에서 SPC는 문제가 된 통밤식빵을 제조한 기사를 불러 빵 제조과정을 시연해보였다. 그러면서 공장 생산과정과 점포에서 제조과정에서는 이물이 혼입될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것을 재연해 보였다.  

SPC의 브리핑은 해당 사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주기 보다는 단지 ‘우리 업체에서는 이물이 들어갈 리가 없다’는 결백함을 주장하기 위한 자리였다. 또한 이번 사건 해결책 모색에 답을 줄 수도 있는 과거 이물 발견 사례나 조작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 ‘경찰이 수사 중이다’고 일축했다.

‘기존 예상시간을 넘었다’며 질문을 끊는 등 문제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주기보다는 업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일방적인 브리핑처럼 보였다. 애초에 시연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어 ‘제조과정상에는 문제가 없다’는 글과 함께 배포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아직 수사 중이고 소비자와 접촉이 안 돼 자세한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찰이 수사 중이다’는 답변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경찰이 수사에 들어간 당일, 의문을 제대로 해결해주지 못할 정도로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브리핑을 진행한 점은 깔끔한 대처라고 보기 어려웠다. 

브리핑 당일, 즉 쥐가 발견된 다음날인 23일에도 파리바게뜨 매장에서는 통밤식빵을 그대로 판매했다. 파리바게뜨는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이물 혼입에 대한 내용 대신 ‘이물 관련 내용이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작성한 것임’을 공지했다. 이어 식약청이 24일 오후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그때서야 ‘제조단계에서 혼입될 개연성이 낮음’을 덧붙였다.

‘제조과정에서는 문제없다’고 버티기 식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된 통밤식빵을 조사가 끝날 때까지 판매 중단하겠다’고 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신뢰는 주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현재 문제가 된 식빵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서 정밀 감식 중이다. 또 제보자인 경쟁 업체 뚜레쥬르 가맹점주의 남편이 타인 명의를 도용해 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자작극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경찰과 국과수가 나서 조사를 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쥐 식빵’을 둘러싼 의혹이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쥐 식빵’ 사건의 진위여부가 밝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물 발견에 대처하는 업체의 방법도 반성의 대상이 되길 바란다. 파리바게뜨 제품은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제빵 브랜드다. 때문에 이번과 같은 사건이 벌어졌을 때, SPC는 다소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자신들의 제품을 믿고 사랑하는 고객들에게 최대한의 신뢰를 줄 수 있는 대처를 했어야 옳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