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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이명박 비난 논란? 정치적으로 ‘한대씩’ 주고 받았을 뿐

최서준 기자 기자  2010.12.28 14: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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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이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비난을 퍼부은 것과 관련, 벼랑 끝으로 내몰리던 여권이 위기에서 탈출하는 기회를 확실히 잡은 형국이다.

천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경기 수원역 앞 집회에서 이명박 정권을 향해 “헛소리 개그하면서 국민을 실망시키는 정권”이라며 “확 죽여 버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현장의 성난 민심을 전달했다.

여권은 천 최고위원의 발언이 나온 이틀 뒤인 28일 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이는 보온병과 자연산 발언 등으로 정치적 위기에 내몰린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에 대한 국민적 비난 여론에서 빠르게 탈출해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천정배 의원이 대통령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저질 발언을 함으로써 국격을 떨어뜨리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면서 “상대를 죽여버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과연 정치를 할 수 있는가. 이런 사람은 정계를 떠나야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자연산’ 안상수 대표의 발언이 정치인으로서 위상과 여권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상황까지 가게 만들었다는 사회적 비난, 그리고 그에 따른 안 대표의 정계은퇴를 촉구하는 야권과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와 사뭇 비슷한 맥락으로 들리는 질타였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천 최고위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이 역시 지난 27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여성의원 20명이 성형수술을 안한 여성을 ‘자연산’으로 표현해 논란을 빚은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과 일맥상통한 모양새다.

안상수 대표의 자연산 발언에 침묵했던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했던 천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청와대의 한 핵심 참모는 “그런 발언을 했다면 패륜아”라면서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며 한나라당과 행보를 같이 했다.

그러나 천 최고위원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실제 안상수 대표는 논란이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침묵 행보를 유지했고, 여론이 잠잠해지자 대국민 사과문을 낭독하는 제스쳐를 취했다.

천 최고위원은 침묵행보와 사과 대신 트위터를 통해 “익명의 청와대 참모가 폭언했다고 한다. 대꾸할 가치도 없지만 이명박 정권에 분노한 민심을 대변한 내 말이 들렸다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한민국이라는 자동차를 과거로, 독재시대로 역주행하려는 이명박 정권이 내 말을 들었다면 반성하고 앞으로는 민심을 잘 헤아리길 바란다”고 역공했다.

정치공학적으로 쉽게 말하면, 한 대씩 주고 받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