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신한은행 미래는 창립정신에서 찾아야”

[현지 인터뷰] 진옥동 SBJ 오사카지점장

이종엽 기자, 임혜현 기자 기자  2010.12.28 11:21:4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2010년 대한민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먼저 안정화에 이르렀다는 각국의 평가와 G20정상회의를 통해 소위 ‘환율 전쟁’을 중재자로서 미래 다변화된 체제내에서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평가받는 등 외부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로 시선을 돌리면 외부의 평가와는 달리 그리 만만한 상황이 아니다.

외환은행 M&A, 우리은행 민영화 난항 등 미해결 숙제의 규모가 국내 금융 지형을 뒤 바꾸고도 남을 정도다. 시중 은행의 이러한 행보에 국내 최초 민간자본 은행인 ‘신한은행’역시 최근 핵심층의 이변에도 불구하고 ‘뚝심의 행보’는 변함 없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그 저력은 어디서 나는 것일까. 결국 이러한 물음에 답을 얻고자 현해탄을 건너 신한은행의 탄생지인 오사카를 찾아갔다.

과거 오사카는 신한은행의 모태였지만 현재의 오사카는 신한은행의 미래다.  지난 해 9월 출범한 신한은행 100%출자로 설립된 SBJ의 지난 1년간의 성과와 성공전략을 진옥동 SBJ 오사카지점장을 통해 들어봤다.

일본 오사카= 이종엽 기자, 임혜현 기자

   
<진옥동 SBJ 오사카지점장>
- 신한은행에서 오사카지점에 대해 갖는 애착은 상당하다고 들었다. 오사카지점이 신한은행에서 갖는 의미와 위상은.

▲ 오사카지점은 1986년 개점해 신한은행 해외점포 제 1호점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신한은행 내 훌륭한 업적을 남긴 임직원들이 많이 거쳐갔는데 최근 본점의 글로벌 정책에 따라 핵심 해외 네트워크를 계속 확대해 가고 있다.

굳이 오사카지점 뿐만 아니라 모든 해외 해외점포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그 상징하는 바는 여느 해외지점과는 확연히 틀리다. 책임의식과 결연한 의지가 바로 그것이다다.

- 신한은행의 정신적 뿌리는 오사카흥은 등 재일교포들과의 인연이 깊다. SBJ 설립은 ‘역진출’이라는 의미 이외 어떤 의미가 있는가.

▲ 신한은행은 1982년 재일동포들의 100% 출자에 의해 설립된 한국 최초의 순수 민간자본 은행이다. 설립 당시 오사카흥은 이희건 회장을 중심으로 재일동포들의 고국에 대한 사랑과 투자의욕을 고취시키고, 일본의 선진금융기법을 도입하고 한국의 금융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설립됐다.

지난 해 9월14일 신한은행의 100% 출자로 출범한 SBJ은행은 신한은행 설립과 반대로 역으로 한국의 자본이 100% 일본으로 건너온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재일동포 뿐만 아니라 일본 현지에서도 상당한 이슈가 됐다.

SBJ은행은 재일동포들의 큰 관심과 협조로 순조롭게 출발했으며, 현지영업 활성화를 통해 큰 성과를 이루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SBJ가 출범하면서 지점 현황과 영업 실적 및 수신고 등의 현황을 말하자면.

▲ 은행 출범과 함께 신한은행의 기존 지점을 편입하면서 도쿄를 포함한  관동 지점 3개, 오사카를 포함한 관서 2개 지점, 후쿠오카 1개 지점 총 6개 지점으로 시작했다. 2010년 10월말 현재, 총자산 4070억엔으로 대출·유가증권운용 1595억엔, 예치금등 기타운용 2385억엔, 총수신 3414억엔, 자기자본 291억엔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 영업이익에 해당하는 업무이익 10억7200만엔, 당기순이익 3억8700만엔을 기록해 초단기에 경이적인 기록을 세워 일본 금융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는 한류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꾸준히 일본 문을 두드리면서 특정 계기를 통해 폭발적인 성장을 한 것 처럼 신한은행의 지난 20여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 일본의 제 2도시인 오사카에서 영업하는데 주요 고객군과 재일동포와 일본인 고객 비율을 비교하자면.

▲ 주된 영업권으로 리테일 중심의 영업을 펼치고 있어서 법인 고객보다 개인 고객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특히 고객 구성면에서는 우리도 놀랐다. 재일동포를 포함한 한국인 고객과 일본인 고객의 비중은 8:2로서 SBJ은행 개업 이후 현지영업 활성화를 통해 일본인 고객 비중이 크게 증가해 지금은 9:1 수준까지 올랐다.

   
<SBJ은행은 우리 금융의 해외 진출의 가장 우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이희건 명예회장을 비롯한 재일동포들의 꿈이 이뤄졌다고 보는가.

▲ 그야말로 처음 이희건 회장님이 꿈꿨던 틀이 이뤄졌다기 보다는 틀이 시작됐다는 것이 올바른 표현일 것 같다. 일본에서 원래 은행을 하고 싶었는데 결국 한국에 만들어 당시 국내 지점 30개가 채 안 됐을 때 오사카 지점 만들어 1차적 역진출 했다.

지점 오픈 당시 예금액이 무려 430억엔으로 지금은 상상도 못할 액수다. 23년이 지난 현재 예금액이 600억엔이라면 충분이 이해가 될 것이다.

현재의 모습은 이희건 회장님의 숙원사업이었던 완벽한 역진출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희건 회장님과 재일동포 분들의 꿈이 실현되기 위한 틀이 시작은 됐다고 평가하고 싶다.

- 출범 초기 현지화를 위한 많은 전략이 구사된 것을 알고 있다. SBJ의 활동 중에서 일본 현지 은행과의 차별화된 특색이 있다면.

▲ 기본적으로 한국의 장점과 일본의 장점을 조화롭게 접목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은행 이름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처음에는 신한뱅크재팬으로 가지 않고 전혀 다른 명칭을 쓰려고 했지만 반발이 많았다. 그래서 1차적으로 SBJ 하고 사명 아래에 신한뱅크재팬(Shinhan Bank Japan)이라고 명시했지만, 2년 뒤에는 신한뱅크재팬(Shinhan Bank Japan)이라는 명칭을 지우고 SBJ브랜드로 갈 생각이다.

일본 속담에 “생선이 맛있으면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있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결국 브랜드의 값어치가 회사의 상당 부분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

일본 은행과의 경쟁력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채널기반이나 규모 등에 있어 일본은행에 비해 여러가지 미흡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초기 부터 메일오더(우편신청)를 통해 예금조달을 증대했으며, 원화예금 출시, 원화송금·환전 실시 등으로 대표적인 한국계 금융기관으로서 현지은행과 차별화 영업을 실시하고 있다. 향후 보다 나은 현지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현재 한국 모행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진옥동 지점장은 무려 13년간 신한은행 현지법인화를 위해 활약한 일등공신이다.
- 세대를 거듭할 수록 재일동포들이 점차 모국과 갖는 연대감의 희석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와 관련해 단순한 금융기관 이상의 역할을 위해 일본 내 각 지점이 맡고 있는 부분이 있는가.

▲ 재일동포는 모 그룹의 주요 주주인 동시에 당행의 주요 고객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현지영업 활성화 및 핵심고객 관리차원에서도 민단, 상공회의소, 도민회 등 각종 재일단체 및 재일동포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인으로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 다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오사카지점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 있다면.

▲ 오사카시 니시나리구 신이마미야역(大阪市 西成區 新今宮驛) 주변에서 노숙자들이 1000여명이 있는데, 매년 추석과 연말연시에 빵, 우유 등을 비롯한 음식물, 옷, 타월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 지역에 한국인 목사가 10년 동안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국경을 넘어 우리 오사카지점에서도 목사님과 함께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아울러 가장 오랫동안 펼친 사회공헌으로 지역내 한인학교에 대한 지원을 손 꼽을 수 있다. 점차 한인학교에 대한 지원이 없어지면서 현재 많은 수의 학생들이 일본 학교를 다니고 있는 수준이다. 최소한 이탈을 막기 위해 기자재를 비롯한 각종 지원은 물론 금융 지원까지 지난 20여년간 펼치고 있다. 이들도 같은 우리 민족이고 우리의 핏줄이기 때문에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한국에 있는 많은 분들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 SBJ은행은 단순히 신한은행의 일본 법인이라는 테두리를 넘어 우리 민족 자본의 해외 진출로 인식해 주길 당부드리고 싶다.

지난 50여년간 뿌리를 잊지 않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우리 민족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열망을 다시 한번 알아주길 바란다.

그리고 서울에서 멀리 일본까지 찾아와 준 프라임경제에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올리며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신문으로 거듭나길 기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