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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패밀리레스토랑 할인광고의 ‘깨알 글자들’

전지현 기자 기자  2010.12.28 10: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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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SK텔레콤 멤버십카드만 꺼내도 펼쳐지는 놀라운 혜택, OK캐쉬백 20% 더블할인 또는 10% 적립’

   
 
매장에 걸린 광고 현수막 문구를 보고 모처럼 설레고 기쁜 성탄절을 맞아 직장인 A씨는 부담 없이 가족과 함께 빕스를 방문했다. 특수한 날 때문인지 대기실에는 50여명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고 1시간 20여분 가량 기다려서야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T멤버십 할인과 더불어 카드할인까지 적용하면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12월 특별 메뉴를 골랐다. 그리고 온가족은 먹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매장 안 넘치는 고객들로 인해 샐러드바 음식 메뉴들이 자주 떨어졌고 특별메뉴가 나오기를 1시간이나 기다려야 했지만, 맛있는 음식과 들떠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흐뭇하기만 했다.

하지만 매장 밖으로 나와 계산대에 선 A씨는 깜짝 놀랐다. 음식 값이 상상을 초월했던 것. 더구나 믿었던 T멥버십케쉬백 20% 더블 할인 혜택이 OK캐쉬백포인트가 부족해 할인적용이 불가능함을 알고 음식값 23만4000원을 모두 지불해야 했다.

패밀리레스토랑이 비싼 것은 알았지만 믿었던 할인혜택까지 못 받고 나니 내심 속은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매장을 나오던 길, 매장 입구에 대문짝만하게 걸린 할인 안내 광고현수막을 꼼꼼히 읽어봤다. 그제야 현수막 속 깨알같이 적힌 상세조건을 본 A씨. 당분간 점심은 도시락을 먹겠다고 다짐한다.

빕스를 비롯한 패밀리레스토랑은 가격이 상상을 초월한다. 따라서 고객들은 특별한 기념일에 소위 한턱 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곤 한다. 따라서 각 매장들은 이런 잠재 고객을 위해 각종 가격할인혜택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중 하나가 통신사 카드를 이용해 할인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T멤버십 혜택을 T멤버십 캐쉬백 중심으로 변경하고 현재 피자헛, 빕스, 도미노피자, 미니스톱, 파리바게뜨 등 190여개 제휴사에서 할인 및 적립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빕스를 이용하는 T멤버십 고객의 경우 멤버십 할인한도를 이용한 15% 할인 대신, OK캐쉬백을 이용해 이용금액의 20%를 할인받거나, 10% 상당의 캐쉬백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문제는 SKT로 할인 받는 경우 OK캐쉬백으로 할인받는 것이기 때문에 T포인트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즉, 결제금액의 10%이상 캐쉬백이 있어야 할인이 가능할 뿐 10% 미만이면 아예 할인이 안 된다는 복잡한 구조인데 가맹점들은 이에 대한 설명을 눈에 띄지 않게 작게 표기하고 있다.
 
A씨의 경우에도 23만4000원의 10%에 해당하는 2만3400원이상의 OK캐쉬백이 있을 경우에만 OK캐쉬백으로 10%를 차감하고 빕스에서 10%를 할인 받을 수 있었던 것이였다.

   
 
하지만 가맹점들은 이런 방식을 그저 ‘더블 할인 20% 적용’이라며 최고 할인률을 강조하는 상품광고로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고 이로 인한 고객들의 불만은 높아져 가고 있다.

이와 같은 사례는 금융권에도 있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7월, 수익률만 강조한 광고 건과 관련해 문제가 불거지자 심의 규정을 변경했다. 전단 광고의 조건 안내에 대한 크기를 수익률의 1/2을 넘기도록 수정한 것. 이를 어길 시 심의 과정에서 허가하지 않기 때문에 광고전단이 발행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모처럼 가족끼리 모여 기분 내기 좋은 연말이다. 패밀리레스토랑이라는 이름처럼 가족이 즐기기 좋은 음식점의 취지에 맞게 고객몰이에만 신경 쓰지 말고 뒤돌아 나가는 고객의 마음도 헤아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