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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윈도우드레싱’ 효과 얼마나?

‘감독강화’ ‘펀드자금이탈’ 등으로 시도가능성 낮을 수도

박중선 기자 기자  2010.12.28 09: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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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연말 결산이 다가오면서 이번 주 증시에 ‘윈도우드레싱’ 효과가 발효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윈도우드레싱이란 기관투자자들이 결산기를 앞두고 보유종목의 종가관리 즉, 수익률이 저조한 종목들을 매도하거나 다른 종목들을 추가로 매수해 펀드수익률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올해 4거래일만을 남겨둔 상황으로 기관의 움직임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최근 펀드환매 요청이 쇄도하고 지난 7월 금융당국이 사실상 윈도우드레싱을 시세조정으로 규제한 탓에 펀드매니저들은 윈도드레싱에 대한 기대는 쉽지 않다는 지적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위원은 “올해 시장을 불과 나흘만을 남겨두고 있는 데다 시장은 이미 지난 주 중반부터 폐장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지만 막바지 윈도우드레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는 시장에 악재가 될 만한 재료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면 시장이 막바지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 정황상 윈도우드레싱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그는 “윈도우드레싱을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수급에 있다”며 “외국인의 배당 관련 막바지 매수세를 기대해볼 수 있으며, 국내 기관의 수익률 관리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투신권이 사들이고 있는 종목에 주목

국내 기관의 경우 자금이 빠져나가는 곳은 자금이 빠져나가는 데로, 반대로 자금이 들어오는 곳은 자금이 들어오는 데로 수익률 관리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윈도우드레싱이 있다면 이를 즐기되, 윈도우드레싱에 대비해 주식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릴 필요까지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주식비중은 유지 정도로 가져가고 차분하게 올해 증시를 마감하는데 주력하는 전략이 바람직할 전망”이라고 조언했다.

교보증권 김동하 연구원도 “이번 주 코스피는 연말 윈도우드레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기관의 순매수 가증성이 큰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2000년부터 코스피의 연간 수익률이 플러스인 경우는 7번이었고 이중 12월의 마지막 1주일간 수익률이 플러스였던 사례는 6번이었다고 분석하고, 과거 사례를 살펴보았을 때 이번 주 코스피 역시 연말 윈도우드레싱이 나타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과거 윈도우드레싱의 주도 주체가 기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윈도우드레싱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은 최근 기관의 매수비중이 높은 화학업종을 꼽았다.

또한 IT업종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연구원은 “IT업종은 저점기대감이 높고 반도체가격과 상관없이 매수기회”라고 조언했다. 이는 기관의 과거 데이터를 보면 상승추세에 있는 업종을 매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그동안 팔아왔던 것을 사는 경향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증권업계에서는 자산운용업계가 수익률 제고를 위해 소수의 상승여력이 큰 종목에 매수세를 집중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투신권이 12월에 들어서 집중적으로 순매수한 종목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등 IT업종도 주목해 볼만하다.

◆윈도드레싱 이번엔 이래서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어 투신권 매수 여력이 낮은 점과 지난 7월 금융당국이 윈도우드레싱을 사실상 시세조정으로 간주하고 규제를 강화해 자산운용사들이 펀드 수익률 관리에 나설 여력이 낮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이틀째 대규모 자금이탈이 이어졌고 이 기간 순유출 규모는 50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따라서 투신권의 매수여력이 쉽지 않다는 것이 연말 수익률 관리를 제약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김미혜 연구원은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했음에도 펀드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기관들은 환매자금을 내줘야 하는 상황으로 윈도우드레싱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금융감독원이 윈도드레싱을 시세조정으로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윈도우드레싱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윈도우드레싱을 사실상 시세를 조종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단속에 적극적인 입장을 취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게다가 국민연금도 위탁운용사의 윈도우드레싱이 적발될 경우 벌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신한금융투자증권 이계웅 팀장도 “코스피가 2000선이 넘은 만큼 펀드 수익률 또한 좋기 때문에 윈도우드레싱을 하려는 시도는 없을 것”이라며 “특히 금융당국이 윈도우드레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시점에서 굳이 펀드매니저들이 윈도우드레싱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