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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안전주의’ 대체 어디로?

판매 보다 리콜 더 많아…인명사고 직결 결함 대부분

전훈식 기자 기자  2010.12.27 17: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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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 중국 지리자동차로 인수된 ‘안전 대명사’ 볼보가 중국제 특유의 품질 고질병을 그대로 답습하며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물론 국내 들어오는 볼보는 스웨덴에서 제작된 차량이지만, 안전과 직결된 결함이 다수 발견돼 볼보 애호가들에게 충격을 줬다.

국내수입차협회에 등록된 브랜드는 24개. BMW의 ‘드라이빙의 즐거움’, 인피니티의 ‘모던 럭셔리’, 아우디의 ‘프레스티지’ 등 각 브랜드 별로 자신들만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다양한 노력을 선보고 있다. 이 가운데 유독 볼보는 자신들이 지금까지 강조해온 ‘안전’에서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젠 ‘리콜 대명사’? 

   
볼보는 올해 판매대수보다 리콜대수가 더 많으며, 리콜모델 중 S80은 주행 도중 시동이 꺼질 수 있는 결함이 발견됐다.
지난 12월24일까지 올 한해 수입차는 국토해양부 공시 기준으로 총 107개 모델, 4만2273대가 결함이 발견됐다. 지난해 47개 차종, 1만2676대였던 것과 비교해보면 233%나 증가한 수치. 특히 6개 모델, 2195대를 리콜한 볼보는 올해 판매(11월 기준 1505대)대수보다 리콜대수가 더 많다.

볼보가 올해 실시한 리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바로 ‘에어백 불량’이다. XC60과 XC70 그리고 S80 등 모델에서 전기배선 접촉 불량으로 운전석 에어백이 정상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견됐다. 또 XC60, V40, V60 등 3개 차종에서는 스토퍼(앞좌석이 정해진 위치 이상 앞으로 이동되지 않게 하는 장치)를 장착하지 않아, 충돌사고 발생시 인명상해정도가 커질 수 있어 시정조치가 내려졌다.

이외에도 △‘텐셔너(엔진 벨트의 장력을 조절하는 장치)’ 조기 마모로 인한 엔진 벨트 이탈 △측면 충돌 시 운전석과 조수석 안전벨트 해지 △운행 중 차체 하부 연료파이프 보호 덮개 분리 등 가능성으로 인해 리콜이 실시됐다.

◆가치관 상실한 기업 이념

올해 가장 문제된 모델은 S80이었다. 앞에 언급된 에어백 미작동, 엔진벨트 이탈 문제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엔진 제어 프로그램으로 주행 중 시동이 꺼질 수 있는 결함이 발견됐다.

지난 3월 ‘도요타 사태’와 관련해 볼보는 ‘안전 우선주의’라는 기업 가치관을 강조했다. 당시 볼보 관계자는 기자간담회에서 “능동적 안전의 리더로 도약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2020년까지 볼보차 안에서 죽거나 중상을 입는 사람을 0으로 하겠다는 볼보의 비전도 이 일환”이라고 밝혔다.

수개월이 지난 23일 볼보 관계자는 자사 리콜에 대해 “이러한 리콜은 회사 측에서 위험성을 판단해 모두 자발적으로 이뤄졌다”며, “여러 차종의 리콜이 이뤄졌다고 보도됐지만 실질적으론 몇 종류의 차량에 의해 리콜이 된 것”이라고 답변했다.

자동차업체가 결함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자발적인 리콜을 실시하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제품의 완성도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인명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결함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볼보의 리콜 통보를 받은 한 고객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리콜 자체는 괜찮지만 잦은 리콜보도에 운전하기가 무섭다”며, “결함을 발견해 무상 수리를 해주는 것보다는 차를 만들 때 결함을 최대한 없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냐”고 말했다.